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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험도 '낮음→높음' 껑충… 당국 "악화 땐 비상 계획 발동"

입력 : 2021-11-23 06:00:00 수정 : 2021-11-22 22: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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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규 확진자 26%나 급증
수도권 80%… 입원도 11% 늘어
미접종시 사망위험 4배로 커져

당국 “추가접종은 선택 아닌 필수”
이달초 행정명령으로 병상은 숨통

당국 유·초·중·고 전면등교 결정
안전성 우려에 접종률은 최저
접종 필요성 설득 등 발등의 불
확진자 쏟아지는데… 불안한 전면등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서 전면등교가 실시된 22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일월초교에서 학생들이 거리두기를 위해 설치한 안내 라인에서 실내화를 갈아 신은 뒤 교실로 가고 있다. 전국 각급 학교에서 전 학년이 매일 등교하는 것은 지난해 4월 ‘온라인 개학’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 수원=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도가 수도권에서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평가됐다. 전국적으로도 ‘높음’을 기록하는 등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코로나19 확산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가 증가하고, 중환자실 병상 여력이 급격히 악화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하루가 지난 뒤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사람은 900명을 넘었다. 방역 당국도 비상계획(사실상 위드 코로나 이전 수준의 방역 조치) 등 방역조치 강화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2일 11월 셋째주(14∼20일)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코로나19 주간 위험도 평가 결과 전국은 ‘높음’, 수도권은 ‘매우 높음’, 비수도권은 ‘중간’이라고 밝혔다. 11월 둘째주(7∼13일) 평가는 전국 ‘낮음’, 수도권 ‘중간’, 비수도권 ‘매우 낮음’이었는데, 한 주 만에 두 단계씩 상승한 것이다. 일요일(21일) 기준 신규 확진자도 2827명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수도권 의료대응 역량이 한계 상황에 다다르고, 방역지표도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주중 강화 조치 방안을 논의한다.

 

방역조치 강화로 백신 효과 지속기간을 고려한 접종자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 소아청소년이 많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 확대 등이 검토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수도권의 비상계획 발동 여부와 관련해 “현재는 발동할 단계가 아니지만 계속 상황이 악화할 경우 비상계획 적용이 검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뉴시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수도권의 1일 이상 병상 대기 중인 확진자는 907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최고치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이 추세라면 조만간 1000명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70세 이상 고령층이 466명으로 51.4%를 차지한다.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확진자는 440명이었고, 임신부도 1명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기 중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1차적으로는 확진자 증가 탓이다. 문진을 통해 확진자를 분류하고 병상을 배정해야 하는데 인력 등의 한계로 지연되고 있다. 고령층 확진자 증가로 인한 중환자실 부족 문제도 있다. 수도권의 코로나19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83.3%까지 높아졌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중증 환자를 우선 병실 배정하고 있으며, 병실 대기 중인 확진자는 재택치료에 준해 키트를 나눠주고 협력병원과 연계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층 위중증 느는데 추가접종 더뎌… 일상회복 ‘갈림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체계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한 뒤 각종 지표들이 상승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경고음을 내는 형국이다. 방역 당국은 아직 현재 의료체계 내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음주까지 최대한 병상을 확보한 뒤에도 상황이 악화할 경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22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서 의료진들이 병상 CCTV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17개 방역 지표 전주 대비 악화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주간 위험도 평가를 위한 17개 지표 모두 전주보다 나빠졌다.

가장 주요하게 보는 지표인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11월 둘째주(7~13일) 56%에서 11월 셋째주(14~20일) 62.6%로 6.6%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은 69.5%에서 77%로 증가폭(7.5%포인트)이 더 컸다. 의료대응역량 대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비율은 30∼40%대를 유지하다 54.7%로 50%를 넘었다. 수도권은 70.1%에 달한다.

이는 단계적 일상회복 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60세 이상 고령층 환자, 위중증 환자가 증가한 영향이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2172명에서 2733명으로 25.8% 증가율을 나타냈다. 수도권 발생 환자가 79.5%를 차지한다. 입원환자는 3283명에서 3649명으로 11.2% 증가했다.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11월 첫째주 29.6%에서 둘째주 32.6%에서 셋째주 35.7%로 높아졌다. 확진자 중 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인 중증화율이 10월3~9일 1.56%에서 10월24~30일 2.36%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위중증 환자수는 3주 연속 상승해 11월 셋째주 346명에 이른다.

60세 이상 추가접종률이 아직 7.5%로 낮은 상황이라 앞으로 위중증, 사망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방역 당국은 내다봤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최근 확진자 발생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며 “현 상황과 같은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접종 시 사망 위험 4배… 기본·추가 접종 필수

정부는 우선 가능한 방역 조치로 미접종자의 백신 접종, 신속한 추가접종 실시를 강조했다. 미접종는 접종완료자와 비교해 감염위험이 2.3배 높았다. 중증 악화와 사망 위험은 각각 11배, 4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백신은 돌파감염에서도 위험을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4~11월 확진자 28만5000여명을 분석해보니 미접종 확진자는 완전접종 후 확진군보다 중증위험이 5.2배 높았다. 60~74세에서는 4.7배, 75세 이상에서는 3.8배 중증위험이 높아 고령층 보호 효과를 보여줬다.

6개월이던 추가접종 간격 단축으로 연내 추가접종 대상이 된 819만명은 이날부터 사전예약을 할 수 있다. 예약 가능한 가장 빠른 날짜는 12월6일이다. 잔여백신을 활용해 이보다 이르게 추가접종을 할 수도 있다.

정 본부장은 “추가접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집단생활로 감염위험이 높은 요양병원·시설은 이번주 집중해 추가접종을 완료하고, 75세 이상 어르신도 가까운 병원에서 접종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18∼49세 대해서도 내년 상반기 추가접종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병상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달 초 내린 행정명령으로 병상은 조금씩 추가되고 있다. 중환자 전담치료병상은 전날 1127개에서 이날 1134개로, 준중환자 병상은 455개에서 501개로 각각 7개, 46개 늘어났다. 정부는 다음주까지 중환자 전담치료병상은 1365개까지, 준중환자 병상은 909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중환자실에 있다 호전된 환자를 준중환자 병상으로 이동시키는 등 한결 유동성 있게 병실이 운영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한국인 52% “코로나 사태 머지않아 끝난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머지않아 끝날 것이란 낙관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낙관론이, 미국·일본 등은 아직 비관론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는 미국에 본부를 둔 핼리팩스 국제안보포럼(HISF)의 의뢰로 지난 9월 24일부터 10월 8일까지 28개국의 국민 2만2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2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머지않아 끝날 것이란 응답률은 지난해 조사 때보다 12%포인트 늘어난 45%로 집계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가 각각 79%, 7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말레이시아가 69%, 중국이 61%로 나타났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각각 52%로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은 1년 전보다 23%포인트 높아진 52%가 코로나19가 끝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미국(30%), 호주(29%), 일본(28%), 캐나다(28%)는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낮게 나타났다.

 

‘바이러스가 억제됐다고 증명될 때까지 국경을 닫고 출입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보느냐’는 문항에선 전체 응답의 56%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조사 때보다 1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말레이시아가 85%로 가장 높았고, 인도(75%), 터키(70%)가 뒤를 이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줄어든 48%가 그렇다고 답변해 28개국 중 20번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처에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 나라나 기구를 묻는 문항에선 뉴질랜드(73%), 캐나다(73%), 독일(71%), 스웨덴(70%)이 상위권에 올랐다. 한국에 대한 응답률은 58%로 프랑스(59%), 영국(58%)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47%, 46%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검사받는 초등생들 22일 광주 북구 한 초등학교에서 등교한 학생들이 각 교실로 가기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광주=연합뉴스

◆학생 접종완료율 13% 불과… 확산 땐 속수무책

 

유·초·중·고 전면등교가 이뤄지면서 교육·방역당국이 초긴장 상태다. 학력 저하나 격차, 맞벌이 가정의 돌봄 부담 등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격수업과 부분등교 장기화에 따라 속출한 각종 문제 해소방안으로 전면등교를 시작했지만 백신접종 완료 학생이 매우 적어 집단 감염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청소년 백신접종 필요성을 설득하면서 10명 중 1명꼴에 불과한 학생들의 백신접종 완료율을 신속히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2일 교육부와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전면등교가 시작된 이날 12~17세 청소년 중 백신접종 완료율은 13.4%로 집계됐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청소년들의 백신접종에 나섰지만 276만8836명(2020년 12월 주민등록 거주자 인구) 가운데 37만2202명만 2차 백신접종까지 마쳤다.

 

백신접종률이 낮은 이유는 불안감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으로 사망한 청소년이 아직 없고 백신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확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청소년이 맞을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여기에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를 2월에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백신 대신 개인방역을 강화하면 백신이 필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학생 딸을 둔 김모(45)씨는 “학교 현장에서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나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고 했고, 백신을 맞는다고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백신접종률이 낮아 학교 등의 현장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퍼지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전국에서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유·초·중·고 학생은 모두 2321명으로 하루평균 330.3명 수준이다. 학생 하루평균 확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3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학교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던 교육부도 난처해진 상황이다. 당초 교육부는 청소년들의 백신접종을 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연령별 접종률을 공개하기로 했고, 접종을 자율에서 권고로 전환하는 등 접종률 제고를 위해 애쓰고 있다.

 

정부는 23일 오후 8시부터 12월31일 오후 6시까지 12~17세 대상 예방접종 사전예약을 추가로 받는다.


이진경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정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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