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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빈 병상 67개뿐… 당국선 “아직 위험수준 ‘낮음’ 단계”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11-18 06:00:00 수정 : 2021-11-18 09: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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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서킷 브레이커’ 발동 경고음

코로나 위험도 5단계 평가지표 공개
중환자 병상가동률 75% 이상 땐 ‘긴급’
전국 가동률 62.5%·수도권 77% 달해

부산 88일 만에 하루 확진자 100명대
비수도권으로 전파 ‘풍선효과’ 양상도
먹는 치료제 긴급사용승인 심사 착수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중환자 병상 부족 현상이 우려되는 가운데 17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중환자 병상 가동률 등 각종 지표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코로나19 확진자, 위중증 환자 증가 추세가 염려스러운 상황이지만 전국적으로 위험 수준이 ‘낮음’ 단계라는 것이 방역당국의 평가다.

 

◆코로나19 위험도 평가지표 악화 중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후 세분화된 지표로 유행 상황을 평가하기 위한 ‘코로나19 위험도 평가지표’를 공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1주차와 2주차 상황을 살펴본 결과 주요 지표 대부분이 상승세를 보였다.

 

병상 확보 ‘비상’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어 수도권 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지는 가운데 17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 주차장에 이동형 음압 병상이 설치되어 있다. 하상윤 기자

핵심지표는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의료대응역량 대비 발생 비율,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 등이다.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11월1주(10월31일∼11월6일) 46.6%에서 11월2주(11월7∼13일) 56.0%로 상승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집계로는 62.5%다. 의료대응역량 대비 발생 비율은 43.1%에서 43.8%로 0.7%포인트 증가했다. 이 지표는 감당 가능한 확진자 수가 중요한데, 정부는 확진자 5000명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263명에서 339명으로,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29.6%에서 32.6%로 올랐다.

일상회복 전환 후 위중증 환자가 16일 만에 179명이 증가하는 등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데, 앞으로도 위중증 환자 증가요인이 많다는 의미다.

 

당국은 주간평가와 별개로 유행 위험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긴급평가’를 해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실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방대본은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75% 이상 도달 시 △주간 평가 결과가 위험도 ‘매우 높음’인 경우 △4주간 단계 평가 결과가 ‘높음’ 또는 ‘매우 높음’인 경우 △이 외 방역의료분과위원회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비상계획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를 제시했다.

◆수도권에 코로나19 유행 집중…비수도권도 여파

 

전반적인 확진자 증가는 정부 예측 범위에 있다고 보이지만, 수도권은 ‘중간’에서 ‘높음’ 단계로 가고 있다는 평가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6.7%로, 정부가 제시한 기준 75%를 웃돈다.

 

서울의 유행 확산세가 특히 가파르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서울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919.4명으로 한 달 전 같은 기간의 644.2명보다 42.7% 급증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3일 154명에서 지난 15일 201명으로 2주 만에 57명 증가했다.

 

17일 서울 중구 장통교에서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음식점이 모여있는 관철동 젊음의 거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유행 확산의 여파는 비수도권에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특성상 수도권 유행이 비수도권으로 전파되는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부산의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3명으로, 지난 8월21일 118명 이후 88일 만에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비수도권 병상 가동률도 영향을 받고 있다. 정부는 현재 수도권 병상 입원이 힘들면 충청권으로 중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충청권 중환자실 가동률(47.1%)은 50%에 가까워지고 있다. 대전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4%로 평균을 웃돌고, 광주(62.1%)는 평균에 근접했다.

 

다만, 정부는 수도권에 한정한 추가 조치는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중환자 병상 가동률 75%’는 전국 기준”이라며 “지역을 분리해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위험요인들의 양상을 보며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이날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미국 머크(MSD)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승인을 요청받았다”며 “이르면 연내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안전성과 효과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기본자료를 검토하고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이 제품은 전문가 자문 절차 등을 밟아서 최종 판단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식약처가 승인할 경우 정부 계획대로 이르면 내년 1∼2월 의료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아직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접수되지 않았다. 다만 한국화이자가 이달 10일 팍스로비드의 품질, 비임상 자료에 대한 사전검토를 신청한 상황이어서 식약처가 사전검토를 하고 있다.

 

사진=남정탁 기자

◆백신접종 4∼5개월 후 항체 감소… 고령층 중심으로 돌파감염 급증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 완료 후 6개월 설정된 추가접종(부스터샷) 간격을 4∼5개월로 앞당긴 것은 백신 효과가 접종 4∼5개월이 지나 크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고령층에서 돌파감염 뒤 사망하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추가접종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방역 당국은 30세 미만에게는 모더나 백신 접종을 중단하기로 했다.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최근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방역수칙 완화와 이동량 증가로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커졌다”며 “고령층 등 고위험군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추가접종을 보다 일찍 시행해야 할 상황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접종 후 4개월가량 지난 고령층에서는 돌파감염 증가 양상이 뚜렷하다. 지난 6일 현재 인구 10만명당 돌파감염 발생률을 연령대별로 따지면, 80대 이상이 183.4명으로 가장 높다. 이어 70대 153.0명, 60대 150.1명으로 고령일수록 돌파감염이 두드러졌다. 이와 맞물려 위중증 환자 규모가 10월 4주차 333명에서 지난주 447명으로 늘었는데, 고령층 비율이 같은 기간 74.2%에서 82.1%로 올랐다.

 

이는 백신 항체가 지속된 기간과 연관이 있다. 국내 분석 결과 화이자 접종군에선 접종완료 뒤 5개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군에선 접종완료 뒤 3개월 시점까진 항체값이 어느 정도 유지됐으나 이후 감소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델타형 변이에 대해 최대 항체값이 절반 정도에 그쳤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다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추가접종 대상자는 22일부터 예약받아 다음달 6일부터 접종한다. 잔여백신으로 22일부터 바로 접종도 가능하다. 연내 추가접종 대상자는 1378만4000명으로, 6개월 간격일 때보다 819만명이 늘었다. 다만, 추가접종으로 인한 백신 효과 지속 기간은 자료가 부족해 이번 접종이 끝일지는 예상하기 어려운 상태다. 돌파감염자가 추가접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를 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추가 접종사례 분석 결과를 보면 접종 후 12일이 지난 추가접종 완료자는 기본접종 완료자보다 확진율이 10분의 1로, 중증화율은 20분의 1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접종 부작용은 화이자 백신 접종사례로 봤을 때 기존 2차 접종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스라엘은 5개월 간격으로 추가접종을 진행했다. 헝가리, 벨기에 등은 4개월 간격으로 추가접종을 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우리나라도 30세 미만에게 모더나 접종을 제한하고 화이자로 접종하기로 했다. 유럽 등에서 심근염·심낭염 발생 확률이 높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안전을 위한 선제적 조치다. 모더나 1차 접종을 마쳤으면 화이자로 교차 접종한다.


이진경, 정지혜, 박유빈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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