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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대선 ‘극우 돌풍’ 주목… 美 중간선거 ‘바이든 심판’ 촉각 [심층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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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06 15:00:00 수정 : 2021-11-06 11: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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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지구촌은 '선거의 해'

佛 반이민 정서에 표심 우경화
제무르 등 우파 득세… 반정부 시위도 변수
마크롱 재도전 유력… 女대통령 탄생 주목

필리핀 ‘두테르테 철권 시대’ 마감
2022년 5월 대선… 후보등록 최소 97명 달해
파키아오 등 각축… “두테르테 유산 시험대”

하반기엔 美 중간선거 열려
인플레 등 악재… 바이든 지지율 하락세
민주 상·하원 장악 실패 우려 자성론도

내년 3월9일 제20대 대선이 4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6월1일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바야흐로 ‘선거의 해’다.

내년 세계 각국도 각종 선거가 줄줄이 치러질 예정이다. 그중 최대 관심사는 상반기의 프랑스 대선과 필리핀 대선, 조 바이든 정권 심판 격인 하반기 미국 중간선거다. 2022년 지구촌 선거의 해를 맞아 각국 주요 선거 대진표와 이슈, 전망 등을 미리 짚어 본다.

◆佛, 반이민 정서에 ‘우경화’… 대선 2차 투표 ‘안갯속’

프랑스에선 최근 대선전이 본격화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좌·우파 진영에서 여성 후보가 한 명씩 나오면서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가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2017년 대선 때 결선까지 오른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강력한 적수다.

중도좌파 사회당(PS) 소속인 안 이달고 파리시장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말 공식 행보에 나선 그는 “프랑스인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거들먹거리는 태도에 지쳤다”며 프랑스의 사회·민주적 부활을 촉구했다. 아직까지 지지율은 한 자릿수다. 중도좌파 녹색당(EELV)의 야니크 자도, 극좌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등 다른 좌파 후보들도 고전 중이다.

여기에 우파 진영에서 제3의 인물, 시사평론가 에리크 제무르가 마크롱 대통령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그는 성향이 르펜보다 더 극우적이다.

제무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 자리를 놓고 르펜 대표와 엎치락뒤치락 경쟁 중이다. 마크롱 대통령 지지율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0%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프랑스 유권자들 표심이 오른쪽으로 기운 건 이슬람교도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 인터랙티브의 조사 결과, 10명 중 6명꼴로 ‘이슬람교도 이민자 유입으로 프랑스에서 기독교도에 백인인 유럽인들이 멸종 위기에 처하는 대교체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제무르 돌풍으로 비상이 걸린 르펜 대표는 극우적 색채를 다시 강화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타임스는 “르펜 대표가 지난달 28일 출처를 밝히지 않고 (프랑스의) ‘길거리 폭력 95%는 이민자나 외국인들의 소행’이라고 말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민자 문제 외에 유럽 에너지 위기도 대선 정국을 흔들 뇌관으로 꼽힌다. 반정부 시위를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관계자는 미 CNBC방송에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과 관련해 “또 다른 ‘노란 조끼’(Gilet Jaune)가 최대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듬해인 2018년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운전자를 상징하는 노란 조끼를 입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 노란 조끼 시위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대됐다.

Ifop 관계자는 또 “대선 2차 투표 경쟁이 이렇게 불확실한 적은 없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프랑스는 내년 4월10일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2주 뒤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른다.

◆필리핀 대선 후보들 각양각색… ‘두테르테 유산’ 시험대

내년 5월9일 총선 등과 함께 치러지는 필리핀 대선에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철권을 휘둘러 온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했다가 여론 악화에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해서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다. 부통령도 선거로 뽑는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후보 등록을 한 사람은 97명에 달하지만 유력 주자는 5명으로 좁혀진다. 필리핀 복싱 영웅인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과 인권 변호사 출신인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한 경찰청장 출신 로널드 델라 로사 상원의원,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1917∼1989) 전 대통령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전 상원의원,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시장이 주인공이다. 경력 등이 제각각이다.

두테르테 대통령 딸인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시장은 지지율이 높지만 대선 레이스에 합류하지 않았다. 그중 로브레도 부통령과 파키아오 상원의원은 반(反)두테르테, 로사 상원의원과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은 친(親)두테르테 성향으로 분류된다. 도마고소 시장은 중도를 표방한다.

필리핀 대권 경쟁도 프랑스 못지않게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리처드 헤이다리안 필리핀폴리텍대 교수(역사정치학)는 미 CNN방송에 “뚜렷한 선두 주자가 없다”며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15일(현지시간) 대선 후보가 확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사라 시장이 막판에 등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선 키워드는 통합과 치유다. 두테르테 정권 아래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 공로로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는 “필리핀은 벼랑 끝에 서 있다”면서 “누가 이기든 필리핀이 법치와 경제성장을 할 수 있을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또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미 시사 주간지 타임은 “남중국해란 지정학적 위치상 필리핀 대선 결과는 미국, 중국 등에 중요하다”며 “이번 선거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유산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레사는 “두테르테 유산은 정부 부처들의 붕괴와 기관들의 부패”라고 비판했다.

◆美 바이든 심판 격 중간선거… 헝가리 총선도 관심

내년 11월8일엔 미국 중간선거가 있다. 연방 하원 전원, 상원 3분의 1을 새로 뽑는 이 선거는 현 정권 심판의 성격이 짙다.

취임한 지 1년도 안 된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 NBC방송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정 운영 지지율은 42%에 그쳤다. 올해 8월 조사(49%) 때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이를 두고 여론조사 기관 갤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7년 10월 지지율 37%를 제외하면 1953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대통령 이래 취임 1년 차 10월 지지율로는 가장 낮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입법 의제를 둘러싼 민주당 내분, 아프가니스탄 철군, 치솟는 인플레이션, 예상을 밑돈 일자리 증가 등 국내외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일 선거에서 공화당에 버지니아 주지사 자리를 내준 건 뼈아픈 결과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선 상·하원 장악에 실패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서열 3위인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은 최근 이같이 경고하며 당내 진보파를 향해 중도파와의 논의에 마음을 열 것을 촉구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헝가리 총선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사회당과 사회민주당, 녹색당 등 6개 야당이 여당 피데스에 맞서 이례적으로 결집하면서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4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헝가리 야권은 106개 선거구에 단일 후보를 내 승리하면 연립정부를 구성할 계획이다. 야권 단일 총리 후보로는 호드메죄바샤르헤이란 남부 소도시의 무소속 시장인 페테르 마르키저이가 선출됐다. 우파를 자처하는 마르키저이는 7명의 자녀를 둔 기독교도인 데다 유능하고 깨끗한 이미지로 좌·우파는 물론 부동층의 고른 지지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이다. 그는 부정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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