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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10대들의 K 글로벌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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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7 23:04:25 수정 : 2021-10-27 2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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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관으로 3년마다 만 15세 학생의 읽기, 수학, 과학 등의 역량을 평가한다. 평가 결과는 국가 간 학업성취도를 비교하고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PISA 2018 평가는 기존의 읽기, 수학, 과학 영역에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 중의 하나인 ‘글로벌 역량’을 포함했다.

인지적 평가의 한국 평균 점수는 509점으로 참여국 평균(474점)보다 높을 뿐 아니라 OECD 평균(500점)보다 높았다. 일본이나 미국 등이 PISA 2018에 참여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높은 점수다. 글로벌 역량 측면에서 인지적 평가 결과가 가장 높은 국가는 싱가포르(576점)였고, 캐나다, 홍콩, 스코틀랜드, 대만, 스페인, 한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조형숙 서원대 교수·다문화이중언어교육학

PISA 2018 평가 결과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다. OECD 평균을 0(표준편차 1)으로 표준화했을 때, 한국 학생은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 0.2점, ‘다른 문화 학습에 대한 흥미’ -0.1점, ‘다른 문화권 사람에 대한 존중’ 0.2점으로 조사돼 OECD 평균과 유사하다. 특히, ‘이민자에 대한 태도’는 0.5점, ‘상호 문화적 의사소통에 대한 인식’에 관한 설문에서는 0.4점으로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PISA 평가는 해당 연도에 만 15세(보통 중3 및 고1) 학생을 대상으로 평가가 실시된다. PISA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만 15세 학생의 인구분석이 필요하다. 한국의 국제결혼 건수는 2000년 이후 2005년까지 급속한 증가세를 보였고, 2005년에는 국내 결혼건수 31만4000건의 약 13%인 4만3000건이 국제결혼이었다. 이후 다소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한동안 총 결혼건수의 10% 내외였으며,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 7∼8%를 유지했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국제결혼이 증가하던 시절 결혼한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도 최근의 PISA 평가 대상에 포함됐을 것이다. 다른 문화권 사람에 대한 존중, 이민자에 대한 태도 및 상호 문화적 의사소통에 대한 인식 등에서 높은 점수가 나오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당시 결혼이민자의 국적을 분석해보면, 여성 결혼이민자는 중국(51%) 베트남(24%) 일본(6%) 필리핀(5%) 몽골(3%) 5개국에서 89%를 구성했다. 반면, 남성 결혼이민자는 일본(39%) 중국(27%) 미국(14%) 캐나다(4%) 호주(2%) 5개국에서 86%를 구성했다. 결혼이민자의 남녀별 출신국 분포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미주지역 등지에서 결혼이민자가 유입되고, 이들이 한국인과 결혼해 가정을 이루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PISA 평가의 결과는 인구학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세대가 20대, 30대가 되면 글로벌 역량은 생활 속에서 학습되고 자연스럽게 ‘생활양식’으로서의 문화로 정착될 것이다. 2018년 여성가족부의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이민자의 차별경험은 30.9%로 조사됐고 이 수치는 2015년 33.3%에서 2.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렇게 K글로벌 역량은 조금씩 진화하는지도 모르겠다.


조형숙 서원대 교수, 다문화이중언어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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