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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영화라고 생각했다”… 韓 영화 상영 방해한 日 우익 형사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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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05 11:31:54 수정 : 2021-10-05 11: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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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영화라고 생각했다.”

 

지난 5월, 일본 요코하마의 한 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한국 다큐멘터리의 상영을 방해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일본 우익인사 두 명이 밝힌 범행 동기다. 정작 영화는 보지도 않은 채였다. 일본 경찰이 이들을 불구속 입건 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가나가와현경은 김미례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늑대를 찾아서’(사진)의 상영을 방해한 혐의로 40대의 우익단체 관계자 2명을 불구속 입건하기로 했다. 영화는 1970년대 중반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등 일제 전범기업을 상대로 폭파 사건을 일으킨 일본인들의 40여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국에서는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경찰은 이들이 영화를 상영하는 요코하마의 한 영화관 근처에서 배급사 대표에게 “상영을 중단하지 않으면 가두선전차를 부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영화관 책임자와의 만남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우익단체들은 영화관 앞에서 시위를 하며 “영화 상영료가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의 활동 자금이 되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기도 했다. 

이같은 행위에 대해 당시 해당 영화관은 “언론의 자유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입장객, 영화관 관계자가 위험을 느끼게 한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김 감독도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을 관통하는 역사를 통해 무엇보다 먼저 한국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에게 가해에 대해 묻고 싶어서 만든 영화”라며 “(우익들의 시위는) 정말 슬픈 일”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배급 회사에 따르면 영화는 지난 3월부터 일본 각지에서 상영을 시작해 우익들의 시위로 인해 상영이 취소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27곳에서 약 6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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