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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리먼브러더스’로 이어지나… 전문가들 “그럴 가능성 낮아”

입력 : 2021-09-22 13:00:00 수정 : 2021-09-22 13: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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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헝다 문제 중국 경제 위협할 정도 아니야”
‘파산 위기’ 헝다 영향으로 해외증시 잇따라 큰 폭 하락
바클레이즈, S&P 등 보고서에서 “‘헝다 위기’ 관리 가능한 수준”
유럽 주요 증시 반등
중국 선전시에 위치한 헝다그룹(에버그란데) 본사. 선전=AFP연합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이 중국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안정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SCMP는 국제 금융 전문가들을 인용해 “헝다의 디폴트 전망이 중국 경제를 전반적으로 위협하는 더 큰 문제들을 촉발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지난 20일 홍콩 증시에서 헝다를 위시한 중국 본토 및 홍콩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주가가 대폭락하면서 대표 지수인 항셍지수가 3% 급락했다.

 

부채가 350조원에 달하는 헝다는 오는 23일 5년물 채권의 이자 8350만 달러(약 993억원) 지급이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헝다가 이미 많은 협력업체에 공사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등 극도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금융권 대출이나 채권 발행으로 빌린 돈의 원금과 이자를 정상적으로 상환할 길이 막혀 결국 디폴트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의 고속 성장을 뒷받침해온 한 축인 부동산 업계가 무너지면 이들 업체와 거래한 대형 국유은행들이 천문학적인 부실채권을 떠안게 되면서 금융시스템에 큰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헝다 위기에 세계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전날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17일)보다 2% 넘게 하락한 29,839.71로 거래를 마감했다. 닛케이지수 30,000선이 무너진 것은 이달 7일에 이어 2주 만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30.06포인트(2.19%) 급락한 14,713.90에 마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5월12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그러나 헝다 위기가 중국 경제의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글로벌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보고서에서 “중국 은행권의 자산은 45조 달러 규모이며 부채는 30조 달러 규모”라면서 “350억 달러 규모 은행 대출을 포함한 헝다의 채무는 상황을 바꾸게 할 만큼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는 헝다의 위기가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에도 파장을 미칠 경우에만 디폴트 방지 지원에 나설 것이다. 이는 중국 전체의 금융시스템과 경제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헝다만의 개별적인 위기는 관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럽 주요국 증시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일제히 반등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2% 오른 6,980.98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50% 상승한 6,552.73으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도 1.43% 오른 15,348.53으로,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1.33% 상승한 4,097.51로 장을 마감했다.

 

금융 소프트웨어 제공사 뮤렉스의 분석가 알렉산더 본은 헝다 사태와 13년 전 미국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본은 “헝다 위기가 실물 경제를 통해 금융 시장에 영향을 끼칠 위험은 있다”면서도 “우리는 중국판 아시아 금융 위기의 문 앞에 서 있지 않다”고 내다봤다.

 

글로벌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는 2007년부터 불거진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파산했다. 이로 인한 연쇄 작용으로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 금융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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