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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커스 3국 결속력 과시 속 프랑스·인도 '공동행동' 다짐

입력 : 2021-09-22 10:10:20 수정 : 2021-09-22 1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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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에 호주보다 더 좋은 동맹 없어”
존슨 “영·미 특수관계 중요… 미 리더십 존경”
마크롱, 모디에 “산업적·기술적 지원 준비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인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3국(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오커스’(AUKUS)가 프랑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결속력을 다져가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프랑스를 의식한 듯 “유럽 동맹국들의 핵심적 역할”을 언급하긴 했으나 ‘프랑스’를 따로 특정하진 않았고,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기존 안보 협의체 ‘쿼드’ 4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쿼드 회원국 중 하나인 인도와 밀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오커스 출범 후 처음으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호주보다 더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 없다”고 호주를 한껏 치켜세웠다. 호주에 대한 친근감을 과시하려는 듯 모리슨 총리를 ‘스콧’이라고 그냥 이름으로만 부르기도 했다.

 

백악관은 미국·호주 정상회담 직후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오커스를 별도로 언급하진 않았다.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일부 회원국들이 오커스에 부정적 입장이란 점을 의식한 듯 “나토와 EU를 포함해 유럽 동맹국들의 핵심적 역할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오커스 출범으로 호주에 560억유로(약 77조원) 규모 디젤 잠수함을 수출하기로 한 계약이 깨진 프랑스에 어떤 식으로 보상할 것인지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모리슨 총리 둘 다 프랑스의 반발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가 백악관을 찾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나란히 발코니에 서서 환영객들한테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수도 워싱턴을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백악관에서 먼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 역시 지난 20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협력한 미·영 두 나라의 특수관계를 재확하며 의기투합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 8월 아프간 수도 카불공항에서 이뤄진 민간인 대피작전을 거론하며 “미국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미국 리더십을 극찬하기도 했다.

 

오는 24일에는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 모리슨 총리, 그리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까지 가세해 쿼드 정상회의가 열린다. 미·일·호주·인도 4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결성한 쿼드가 대면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4개국 중 미국과 호주는 최근 발족한 오커스 회원국이기도 하다.

 

‘오커스’(AUKUS) 발족으로 미국·영국·호주와 거리두기에 나선 프랑스가 인도와의 정상 통화에서 ‘공동행동’을 다짐해 눈길을 끈다. 사진은 2018년 3월 인도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런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모디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동행동을 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외신들이 전해 눈길을 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인도 양국 간 신뢰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인도가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도록 산업적·기술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모디 총리가 뭐라고 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두 정상은 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어떠한 형태의 패권도 배제하는 한편 역내 안정과 법치를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자”고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커스 출범으로 미국·영국·호주와 거리두기를 하는 프랑스가 대신 인도와의 밀착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인도에 산업적·기술적 지원을 하겠다’는 취지의 마크롱 대통령 언급에 비춰 조만간 프랑스와 인도 사이에서 모종의 군사협력 조치가 가시화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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