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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아야 했다” 팬티만 입은 채 3096일 동안 감금…성공한 작가의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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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05 14:29:31 수정 : 2021-08-05 14: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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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6일'의 작가 나타샤 캄푸쉬. 인스타그램 캡처

 

3096일 동안 끔찍한 감금 생활을 한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펼쳐낸 작가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는 납치된 지 8년 만에 탈출해 이를 책으로 엮은 오스트리아 여성 나타샤 캄푸쉬의 이야기를 전했다. 

 

나타샤는 최근 오스트리아의 한 방송 인터뷰에서 당시 자신을 납치했던 남성 볼프강 프리클로필을 떠올렸다. 나타샤는 “프리클로필은 아돌프 히틀러를 존경했고 내가 나치 피해자처럼 되길 원했다”며 “먹을 것도, 옷도 주지 않았다. 모욕감을 주며 고된 일을 시켰고 머리도 삭발하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나타샤가 10살이던 해 1998년 3월2일 그는 등굣길에 납치를 당한 뒤 빈에서 25km 떨어진 세트라스호프시 위치한 지하실에 감금됐다. 

 

8년의 시간 동안 도망칠 기회가 없었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물음에 나타샤는 “프리클로필은 팬티만 입고 머리는 완전히 깎은 채 굶주려 있던 나를 현관문 앞에 세우고 ‘자, 어서 뛰어봐. 어디까지 가는지 보자’고 말했다”며 “굴욕감과 수치심으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나타샤 캄푸쉬가 자신의 실화를 털어놓은 책 '3096'일

 

프리클로필은 이러한 방식으로 나타샤를 길들였고 “어차피 세상은 널 원하지 않고 네 집은 오직 이곳뿐”이라는 말을 주입해 나타샤의 자유를 자신의 손아귀에 놓고 흔들었다. 

 

또한 프리클로필은 방에 스피커를 설치하고는 밖에서 “복종하라 복종하라”를 수없이 반복해서 외쳤으며 “나는 노예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스스로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도록 했다고.

 

나타샤는 “8년 반 동안 정말 힘들었다”며 “살아남아서 가족과 평범한 일상, 나의 정체성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같은 나타샤의 의지는 그가 ‘피해자’로서 사는 길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적은 자전적 에세이 ‘3096일’을 통해 고통스러웠던 경험과 마주하는 용기로 이어졌다. ‘3096일’은 지난 2013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한편 프리클로필은 나타샤의 탈출 직후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스트리아 당국은 나타샤에게 경제적 보상으로 그가 감금됐던 집의 소유권을 넘겨줬다.

 

현재 나타샤는 성공한 작가로, 또는 보석 디자이너로 일하며 온전한 자신의 삶을 채워가고 있다. 그는 승마를 즐기거나 직접 옷을 제작하며 시간을 보내는 등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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