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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천국제영화제 18일까지…코로나 날벼락에도 “K방역 모범영화제 선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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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09 15:32:25 수정 : 2021-07-09 16: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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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개막 하루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개막작인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나홍진 감독 제작 ‘랑종’ 등 작품들이 화제를 모으면서 오랜만에 설레던 영화인들은 18일까지 남은 일정이 차질을 빚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중이다.

 

하지만 세계인의 영화 축제는 계속된다. 9일 부천시청 판타스틱 오피스에서 만난 엄용훈(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무국장과 스태프들은 미리 철저하게 방역태세를 갖춰왔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히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상황에서 행사를 준비해온 경험과 노하우가 있기에 부천국제영화제는 ‘K방역 모범영화제’로 불리며, 세계 각국에서 준비 과정과 대처 방안 등을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엄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

 

-개막하자마자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소식을 접했다

 

“사실 준비단계에서 두 단계나 뛰어오른 격이라 당혹스럽긴 하다. 처음에는 단계별 대응 전략을 3단계로 만들었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아서 개막 직전 대응 전략을 4단계까지 확대했는데 결국 예상대로 됐다. 초유의 사태지만, 미리 계획을 세워놨기 때문에 매뉴얼대로 즉각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게 불행 중 다행이다. 오늘 여러 곳에서 거리두기 단계 격상 관련 문의가 들어왔는데 안정적으로 조처를 하고 있고, 시청, 상영장 등과도 발 빠르게 협의안을 정해 실시하고 있어 행사 진행에는 큰 문제 없다. 특히 방역 관련해서 두 가지 눈에 띄는 조치가 있는데 하나는 셀트리온 항원 검사기를 통해 모든 스태프와 게스트가 매일 자가진단을 한다는 점, 일반 관객들도 상시 비치된 자가검진기로 언제든지 검사가 가능하다. 다른 하나는 모든 출입구에 벤처기업 퓨리움의 ‘인공지능 스마트방역 안전게이트’가 비치돼 온도측정, QR체크, 소독 등 할 수 있다.”

 

-4단계 적용되는 다음 주부터 바뀌는 게 있을까

 

“극장 등은 애초에 정부 방역지침보다도 다소 과도하게 방역조치를 취해놨기에 4단계가 돼도 큰 변화는 없을 예정이다. 다만 10시 이후에는 영화관이 문을 닫아야 하므로 10시 넘어서 종영되는 작품은 시간표를 당겨서 진행하기로 했다. 무대 인사 같은 것은 예정대로 하되 시간과 참여 인원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오프라인 행사 같은 경우 12일 이후 예정됐던 것들 가운데 1∼3개 정도 취소 혹은 축소될 예정이다.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두었기에 오프라인 행사도 이번주 금토일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하는 VR 전시도 시간당 예약자 수를 축소하고 거리두기 등 철저히 지키도록 안내할 것이다.”

 

-초청된 해외 감독이나 배우 등 게스트들 반응은

 

“이미 외국에서도 델타 변이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기상으로 참 묘한 일인데 부천국제영화제는 작년에도 그렇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질 때 개막해 방역 성과에 관심을 많이 받았다. 오히려 그래서인지 국제적인 행사나 영화제 관계자들이 주목한다. K방역 모범 사례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팬데믹 사태 속에서 열리는 전 세계 영화제에 방역 표준을 제시하는 것. 모두가 지켜보는 상황이다. 국제규모의 행사를 코로나19 사태에서 이룬다는 경험치가 쌓이는 중이다. 위원장님을 포함해 전 스태프들이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일념 아래 방역기준을 정부지침보다 조금 과도하게 설정해도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코로나 이전 같은 축제 분위기가 그립진 않은지

 

“실은 작년 10월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계획을 세운 게 있다. 그땐 내년 영화제 기간 쯤이면 코로나19가 끝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동안 고통받았던 시민들을 위로하고 힘을 줄 수 있는 축제를 벌이고 싶었다. 예를 들면 부천 시내 거리에 대형 트레일러로 길놀이도 하고, 부천 자매 도시에서 영화제를 축하하는 사절단도 보내고, 우리는 스몰팩키징한 영화제를 제공하여 상호 교류를 넓히는 등 축제의 즐거움을 확장한 개막식을 꿈꿨다. 상황이 이렇게 돼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빨리 코로나19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 예전 같은 축제를 벌이고 싶다.”

 

-점점 온라인으로 행사들이 대체되는 것 같다

 

“3년 전부터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겨가는 준비를 해왔다. 재작년에 일부 도입했고 작년에 온라인 비중을 크게 키웠다. 이번에는 100% 온라인으로도 영화제를 즐길 수 있다고 봐도 된다. 폐막식도 사회자와 시상자, 수상자만 참여하는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한다. 상영작은 웨이브를 통해 모두 온라인으로 만나볼 수 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추천 10인 감독이 각 1편씩 ‘25’를 주제로 제작한 영화인 ‘세로시네마’는 틱톡에서 상영한다. 온라인 플랫폼인 ‘비닷스퀘어’를 통해 온라인 프로젝트 비즈니스 미팅 및 네트워킹을 도모할 수도 있다. 부천의 공간을 온라인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소셜 플랫폼 ‘게더타운’도 있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화제작이 많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몬몬몬 몬스터’로 유명한 대만의 구파도 감독 신작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가 어제 개막작으로 공개됐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배우 조성하도 관람 후에 재밌게 잘 만들었다고 평가하더라. 나홍진 감독이 제작하고 ‘셔터’로 공포영화에 데뷔한 태국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이 만든 ‘랑종’은 전 세계 최초로 부천에서 공개된다. 기대하셔도 좋을 거다. 초청작, 경쟁작에 올라와 있는 작품들이 부천만의 특색에 맞게 공포스럽고 기괴하면서 또 용감하고 재기발랄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현장 관람 예매는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에 더운 여름 영화에 목말랐던 분들은 웨이브를 통해 집에서 즐기셔도 좋을 것 같다.”

 

-덧붙일 말은

 

“작년 호된 경험을 한만큼, 방역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 자신이 있다.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즐겨달라. 영화제를 찾아주시는 관객분들은 개인위생관리와 방역지침만 잘 지켜주시길 당부드린다. 그러면 모두가 건강하게 영화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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