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규모 2020년 5000억원대
막걸리 구독서비스도 생겨나
CU ‘테스형’ 구매 연령 32.5세
유행곡 인기 업고 젊은층 즐겨
알코올 1%미만 ‘발왕산 막걸리’
유산균 넣은 ‘프리바이오 막걸리’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 ‘유혹’

◆2030세대 막걸리 판매량 늘어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막걸리 소매시장 규모는 2016년까지 3000억원대에 머물렀으나 2018년 4000억원대, 2019년 4500억원대, 지난해 5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이는 판매 채널이 다양화되며 구매층이 확장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막걸리를 포함한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며 막걸리 구독 서비스 등도 생겨났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간한 2020년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통주 온라인 쇼핑몰 구매 경험은 2018년 25.7%에서 2019년 31.8%, 2020년 33.8%로 상승했다.
편의점에서도 막걸리는 인기 주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막걸리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18년 19.2%, 2019년 16.7%, 2020년 23.2%에 이어 올 1분기 29.8%까지 늘었다.
이 가운데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막걸리 구매가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막걸리 매출 중 20대의 비중은 2018년 1분기 3.5%에서 올 1분기 5.4%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30대는 5.4%에서 9.3%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CU가 출시한 테스형 막걸리 구매자 평균 연령은 32.5세로 일반 막걸리보다 약 20세 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30세대가 매출의 61.4%를 차지한다. BGF리테일은 유행곡 ‘테스형’에서 따온 막걸리라는 점과 막걸리 사발을 든 소크라테스를 담은 재미있는 패키지 등이 20·30세대의 취향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곰표와 한강주조가 협업해 출시한 표문막걸리도 곰표맥주 등에 익숙한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표문은 곰표를 거꾸로 표기한 것이다. 지난 4월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서 진행된 첫 라이브커머스 방송은 시작 2분 만에 준비한 물량 800병이 순식간에 매진되기도 했다.
◆알코올 빼고 유산균 넣고
확대된 막걸리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알코올 도수를 낮추거나 유산균을 넣는 등 다양한 제품도 쏟아지고 있다.

일화의 발왕산 막걸리 제로는 강원 평창 특산물인 발왕산 막걸리에서 알코올 함량을 1% 미만으로 낮춘 국내 첫 비알코올 막걸리 탄산음료다. 톡 쏘는 청량감은 살리고, 달큰한 맛을 더한 이 제품은 마치 ‘막사’(막걸리+사이다)와 같은 맛을 구현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소비자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프락토올리고당을 1.6g 함유해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에도 등록됐다.

국순당은 유산균을 넣은 프리미엄 막걸리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막걸리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지난 4월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30만병을 돌파했다. 미국 등 10여 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750㎖ 1병에 열처리 유산균배양체가 1000억개 이상 함유된 제품으로, 장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막걸리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장수막걸리는 제품 라벨에 10일이라는 짧은 유통기한을 강조하는 ‘십장생(10일 장수 생고집)’이라는 문구를 넣어 제품의 특징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24와 함께 우산 굿즈 상품도 내놨다. 비가 오는 날 하면 가장 생각나는 것 중 하나인 막걸리와 우산을 협업해 만든 제품으로, 투명한 장우산에 막걸리병 그림을 넣어 재미를 더했다.
CU는 테스형 막걸리에 이어 말표와 협업해 국내산 검정콩과 검은깨, 흑미를 넣은 말표 검정콩 막걸리를 내놨다. 패키지를 말표 고유의 색깔인 흑갈색으로 적용했으며 띠지에 말표산업의 심벌 캐릭터인 프셰발스키 야생마가 ‘말이야 막걸리야’라는 대사를 읊는 이미지를 넣어 재미를 더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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