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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이 우선" vs "휴식 즐길 자유"…술 없는 한강공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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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25 20:00:00 수정 : 2021-05-25 18: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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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강공원 금주 구역 지정 검토
사진=연합뉴스

‘술 없는 한강공원’을 두고 시민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식당이나 술집 등 영업 제한으로 늦은 시간 한강공원에서 음주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서울시는 금주 구역 지정을 검토 중이다.

 

음주 금지를 찬성하는 이들은 최근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 사건 등 각종 사고를 막기 위해 금주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25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만난 인근 주민 정봉윤(46)씨는 “대부분 한강공원에 차나 자전거를 타고 오는데 여기서 술을 마시게 되면 음주운전이나 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굳이 술을 여기서 마셔야 하는 것도 아닌데 아예 못 마시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한강공원을 자주 찾는다는 인모(31)씨도 “10시 이후 가게에서 술을 못 마시게 되면서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며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도 많고 관리가 안 된다고 느낀 적이 여러 번 있다”고 말했다.

 

음주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한강공원 전부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과한 조치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모(22)씨는 “술을 마시고 자제를 못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있으니까 어느 정도 음주를 제한하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대부분의 시민은 맥주 한두 캔 정도 마시는데 일괄적으로 술을 못 마시게 하는 건 자유를 과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업준비생 김모(29)씨는 “(금주 구역 지정은) 축구 경기를 하다 사고 났다고 운동장 닫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오히려 술을 마시려는 사람들이 집이나 실내 등 음지로 숨어들어 코로나19 방역에도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계적으로 금주구역을 지정하거나 일부 시간에 한해 음주를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승훈(51)씨는 “아직 전면 금지는 이르지만 단계적으로 금지한다면 나중에는 전면 금지도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모(28)씨도 “한강공원에서 쉬면서 노는 게 하나의 여가문화로 자리 잡았는데 낮까지 금지하면 반발이 심할 것”이라며 “텐트 설치도 일부 시간에만 금지하는 것처럼 음주사고 위험성이 큰 밤에만 음주를 금지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강공원을 단속∙계도하는 경찰과 한강사업본부는 한강공원 음주가 모든 사고의 원인은 아니라고 말한다. 경찰 관계자는 “한강공원이라고 특별히 음주로 인한 사건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단순 시비 사건이 대부분”이라며 “유흥가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에 비하면 한강공원은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도 “한강공원에 온 시민들 90% 이상은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며 “만약 한강공원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하고 규제를 강화하면 풍선효과로 다른 곳에 사람들이 몰릴 수 있어서 방역에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4일 한강공원 금주 구역 관련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발이 이어지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강공원 금주 구역 지정에 대해 적어도 6개월에서 1년간 캠페인을 진행하고 공론화 후에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언 수위를 낮췄다. 다음 달 30일부터 시행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장소를 금주 구역으로 지정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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