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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퍼지고 있는 ‘검은 곰팡이증’, 사람 간 전염 안 돼”

입력 : 2021-05-23 15:00:00 수정 : 2021-05-23 14: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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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8848명 ‘검은 곰팡이증’ 증세 보여
현지 전문가들 “당뇨나 스테로이드 과다 복용 원인 가능성”
20일(현지시간)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후 털곰팡이증(또는 모균증, mucormycosis)에 감염된 한 남성을 진찰하고 있다. 하이데라바드=AP연합뉴스

최근 인도 코로나19 확진자 사이에서 확산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검은 곰팡이증’이 사람 간 직접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인도에서 검은 곰팡이증이 집중적으로 확산된 배경으로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면역력 저하를 지목하며 여기에 인도 내 무분별한 스테로이드제 사용도 이 증상 확산을 촉진하는 한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의 란디프 굴레리아 소장은 22일 현지 NDTV와 인터뷰에서 검은 곰팡이증은 접촉에 의해 전염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CNN방송도 이날 “검은 곰팡이증은 전염되지 않으며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확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털곰팡이증(또는 모균증, mucormycosis)이 공식 명칭인 검은 곰팡이증은 희귀질환으로 분류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해당 질병은 1992∼1993년 샌프란시스코만 지역에서 연간 100만명 가운데 1.7건 꼴로 발생할 정도로 매우 드물게 발병한다.

 

하지만 최근 인도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중심으로 이 증상이 확산하면서 다른 국가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이날까지 인도에서는 올해에만 8848명이 검은 곰팡이증 증세를 보였다. 환자는 주로 코로나19 감염자나 음성 판정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이들이었다.

 

검은 곰팡이증에 걸리게 되면 코피를 흘리고 눈 부위가 붓거나 피부가 검게 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눈, 코 외에 뇌와 폐 등으로도 전이될 수 있으며 치료가 제 때 이뤄지지 않으면 치사율이 50%에 이르기도 한다. 초기 치료를 놓칠 경우 뇌 전이 등을 막기 위해 안구, 코, 턱뼈 등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이 질병이 검은 곰팡이증으로 불리는 것은 감염된 피부조직이 괴사해 검게 변하는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검은 곰팡이증의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없지만 우리 주변에 털곰팡이 포자는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흙이나 거름, 썩은 나뭇잎과 과일 등에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면역력이 강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털곰팡이 노출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18일(현지시간)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병원 안으로 옮기고 있다. 뉴델리=AFP연합뉴스

인도 현지 전문가들은 당뇨를 앓고 있거나 스테로이드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리면서 면역력이 떨어진 뒤 검은 곰팡이증에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굴레리아 소장은 “(인도의) 많은 당뇨병 환자와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사용 때문에 검은 곰팡이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치료에 욕심을 낸 코로나19 환자들이 스테로이드를 과용하면서 면역력이 심각하게 떨어졌고 이로 인해 곰팡이균에 쉽게 감염됐다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처방전 없이 약품 대부분을 구할 수 있어 약물 과용이 일상화돼 있다. 스테로이드는 염증 치료나 면역 과잉 반응 방지 등에 주로 사용된다. 인도경제개발계획의 VK 폴 박사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데 스테로이드를 적정하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점도 관련 질병이 폭증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의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달 초 41만명까지 늘었다가 조금씩 줄어들어 이날 24만842명(이하 보건·가족복지부 기준)까지 감소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2653만132명이다. 신규 사망자 수는 이날 3741명을 기록했으며 누적 사망자 수는 29만9천266명으로 30만명에 육박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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