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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희석 경비원 1주기' 달라졌나…"아직도 걸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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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을 생각해서라도 경비원분들에게 늘 조심하려고 노력하죠."

 

지난 7일,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앞에서 만난 입주민 A씨의 말이다. 지난해 5월10일 이곳에서 일하던 경비원 최희석씨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파트 단지 내 이중주차 문제로 입주민 심모씨와 갈등을 빚은 뒤 심씨로부터 폭행 등 '갑질'을 당해 괴로워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씨는 최씨가 자신을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최씨를 경비실 화장실에서 감금·구타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아파트 주민들은 갑질의 시발점이었던 이중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늘렸다. 경비원들이 쉴 수 있는 휴게 공간도 새로 마련해 근무자들은 일을 다 마친 뒤엔 이 곳에서 쉴 수 있다.

 

A씨는 "입주민들이 엄한 데 화를 내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자 열악했던 근무 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한 첫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해당 아파트에선 고인을 기리며 경비 노동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모든 경비원이 이런 대우를 받는 건 아니다.

 

입주민 폭행·폭언으로 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1년이 지났음에도 경비노동자들을 향한 일부 입주민의 갑질이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비원들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법·제도가 나왔지만 현실과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경비원의 실질적인 고용 권한을 갖고 있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공동주택 내 근로자에 대한 괴롭힘의 금지 등을 관리규약 준칙에 반영하도록 했다. 동시에 경비업에 대한 특례를 규정해 경비 노동자들이 경비업무 외에도 공동주택 관리에 필요한 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법이 오는 10월21일부터 시행되는 만큼 공동주택관리에 필요한 경비원의 업무가 무엇인지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경비원들이 입주민 갑질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노동권익센터 추산에 따르면 전국 경비원 90% 이상이 파견·용역·도급 등 위탁관리 형태로 간접 고용돼 있다. 단기계약·간접고용 등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경비 노동자들이 입주민들로부터 갑질을 당해도 항의를 하거나 문제를 제기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일하는 경비원 B(58)씨도 일터에서의 갑질은 여전히 행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아파트 규칙에 따라 방문증 없이 아파트 내에 주차를 해 둔 차량에 '주차금지' 스티커를 붙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입주민이 B씨를 찾아와 '내 자식이 날 보러 방문한 건데 이런 딱지를 떼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스티커를 깔끔하게 떼라며 걸레를 내던지기도 했다. B씨는 "화가 나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별다른 방법은 없어 혼자 삭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 넘는 '갑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을 유발할 수 있는 모호한 경비 서비스 업무의 범위가 뚜렷하게 정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직장갑질119의 최혜인 노무사는 "원래 경비원은 경비업을 적용받아 관련 업무만 수행해야 했는데 이는 현실에 맞지 않아 경비원이 주민들의 편의 서비스도 수행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법시행령이 개정된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자신들의 편의를 위한 업무나 서비스를 무리하게 강요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비원의 불명확한 업무범위가 갑질, 괴롭힘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정비가 돼고 범위가 뚜렷해져야 업무를 둘러싼 괴롭힘도 잦아들 가능성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경비원이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한 명의 근로자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도 전했다.

 

최 노무사는 "경비원의 불안정한 고용형태도 문제이지만 이는 민간에 맡겨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며 "대신 경비원이 집사라는 인식은 버리고 똑같은 근로자로서 정당한 휴게시간, 근로시간 등을 보장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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