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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대 ‘정시 40% 이상’·선발인원 확대… 지방대 한숨

입력 : 2021-05-09 23:00:00 수정 : 2021-05-09 19: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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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대학 2023학년도 전형 발표
현 고2 적용… 2020년보다 2220명 더 뽑아
숙대 44.7% 등 정시 ‘40%대’ 모두 준수
수능 비중 커져… 특목고·재수생 유리
서울대는 정시에도 학생부 반영 ‘변수’

신입생 부족 지방대들 고충 한층 커져
정부 “지역 상생 대학평가지표 곧 발표”

2023학년도 입시에서 서울 주요 대학의 모집인원이 늘어난다. 반면 수험생인 고3 학생 숫자는 2022학년도보다 줄어든다. 서울 주요 대학을 겨냥한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짐과 동시에 지방대는 그 어느 때보다 학생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의 주요 16개 대학의 2023학년도 신입생 선발 인원은 모두 13만1782명으로 확정됐다. 이는 올해 고3 학생들을 선발하는 2022학년도 12만9562명보다 2220명 많은 숫자다. 전국 4년제 대학 198곳의 정원도 늘어났다. 2022학년도 정원은 34만6553명인데, 2023학년도에는 34만9124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1년 새 2571명 확대된 것이다.

하지만 학생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2022학년도 수능을 치러야 하는 지난해 고2 학생은 45만2137명으로 집계됐다. 2023학년도 수능 응시 대상인 지난해 고1 학생은 44만7233명이다. 이들이 그대로 한 학년씩 진급했다고 가정할 경우 수험생의 숫자는 1년 새 4904명 줄어들게 된다.

◆2023학년도 전형 발표… 정시비율 높아졌다

서울의 주요 대학 16곳은 2023학년도 입시에서 정시로 40% 이상을 선발하기로 결정했다. 16개 대학의 수능 위주 정시 선발 인원은 2022학년도 1만9296명에서 2023학년도 2만111명으로 1715명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립대는 904명을 정시로 선발한다. 이는 전체의 49.1%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시비율이 높은 학교는 △숙명여대 44.7% △경희대 44.5% △연세대 43.3% △중앙대 43.1% △한양대 43% △한국외대 42.6% △숭실대 42.1% △서울대 40.7% △서강대 40.5% △동국대·성균관대 40.1% △건국대·고려대·광운대·서울여대 40% 순이다.

 

교육부는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 등이 불거지자 2023학년도까지 서울의 주요 대학이 정시선발 비율을 40%까지 높이기로 결정했다. 연세대와 고려대 등은 2022학년도부터 정시 40% 비율을 달성했고 서울대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숭실대 등은 2023학년도부터 40% 이상으로 늘어난다.

◆서울 주요 대학 모집 확대… 준비는 어떻게?

학원가에서는 서울 주요 학교의 정시비율 확대는 물론 선발인원 증가로 중·상위권 학생에게 수능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능에서 강세를 보이는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일반고 학생들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수능에 집중하기 유리한 n수생이 고3보다 좋은 환경에서 수능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단, 서울대의 경우 2023학년도부터 학교생활기록부를 정시에 반영하기로 한 만큼 자사고나 특목고 소속 수험생이 일반고 학생들보다 불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입시전문가들은 정시 비중이 40% 이상으로 늘어났어도 여전히 수시가 60%를 차지하기 때문에 수능과 내신 성적의 균형을 맞춰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내신 중심으로 운영했던 수업을 수능 중심으로 옮겨가는 것이 좋다”며 “중간고사 등 시험 역시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해 학교 수업을 잘 들으면 수능도 잘 본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23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정시 선발인원의 변화”라면서도 “대학에 따라 전형별 선발인원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내달 각 대학에서 발표하는 전형계획을 통해 선발인원, 전형방법 등의 변화를 반드시 확인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소개했다.

◆위기의 지방대 인력충원 어쩌나

서울 주요 대학의 모집인원이 늘어나면서 지방대는 울상이다. 지방대 한 관계자는 “2021학년도 충원율을 채우는 게 쉽지 않았다”며 “매년 인원 충원만 걱정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의 서열구조와 경쟁체제인 재정지원 방식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를 해결하려면 국립대를 중심으로 일부 사립대가 포함되는 공동입시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역 기업들이 ‘지방대 학생의 수준이 낮다’는 인식을 타파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책 연구기관은 수도권 대학과 연구를 희망하고, 지역의 기업 역시 ‘인서울’ 대학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지금의 지방대 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손정우 경상대 교육혁신처장은 한 토론회에서 “지역 대학에서 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교육을 하게 되면 고용은 물론 기업이나 기관의 자녀들이 다시 지방대로 유입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근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장은 “대학 재정과 교육 여건, 소재 지역에 따른 대학 경쟁력,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가 맞물려 있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새로운 대학 평가지표를 발굴하고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민해 5월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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