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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 처칠이 영국 총리로 있던 어느 날 의회 연설에 늦게 되었다. 차에 오른 그는 운전기사에게 소리쳤다. “신호는 안 지켜도 좋으니 속력을 내시오!” 그의 차는 과속으로 달리다 교통경찰의 단속에 걸리고 말았다. 기사가 “총리 각하 차요. 의회에 급히 가느라 신호를 어겼소”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교통경찰은 뒷자리를 흘끗 보더니 “총리 각하와 닮긴 했는데 총리께서 신호위반을 할 리 없다”면서 딱지를 끊었다. 교통경찰의 행동에 감동한 처칠은 의회 연설이 끝난 후 경찰청장을 집무실로 불러 그 경찰을 1계급 특진시키라고 했다. 그러자 청장은 “당연한 일을 수행한 경찰을 특진시키는 규정은 없다”며 거절했다. 엄정한 법 집행에 총리가 하루에 두 번 혼이 난 것이다.

오늘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오는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교통위반 상습범이다. 교통위반 등으로 차량이 압류된 것만 32차례나 된다. 자신이 3번, 아내가 29번이다. 부창부수가 따로 없다. 부부가 과속, 주정차 위반, 자동차세 체납을 하고도 과태료와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다 차량까지 압류당한 것이다. 문재인정부에는 비슷한 사유로 차량이 압류된 고위 공직자들이 많다. 압류건수가 박범계 법무장관이 7번, 박상기 전 법무장관이 15번,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9번에 이른다. 그중에서 백관의 으뜸인 김 후보자가 단연 일등이다.

공자는 노나라 애공이 “어떻게 하면 백성이 복종하겠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곧은 사람을 뽑아 굽은 사람 위에 두면 백성들이 따르고, 굽은 사람을 뽑아 곧은 사람 위에 두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고위 공직자들이 범법투성이인 걸 보면 문재인정부는 후자 쪽이다. 그러고도 낯 뜨겁게 정의와 공정을 외친다.

가수 나훈아는 작년 KBS 추석 공연에서 “왜 훈장을 사양했느냐”는 김동건 아나운서의 질문에 “가수라는 직업의 무게가 엄청난데 훈장을 목에 걸면 그 무게를 어떻게 견디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직의 무게는 가수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하물며 장삼이사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소인들이 공직을 탐한다. 테스형, 정말 세상이 왜 이래?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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