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열린마당] 갑질 가해자는 잊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한다

관련이슈 독자페이지

입력 : 2021-04-15 23:13:10 수정 : 2021-04-15 23:13:0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아프리카 스와힐리족의 속담 중에 “도끼는 잊어도 나무는 잊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문장이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자꾸 되뇌게 된다.

도끼로 나무를 찍으면 도끼는 멀쩡하지만 도끼에 찍힌 나무에는 움푹 파인 흔적이 남게 되는데, 이는 최근 화재가 되고 있는 갑질 문제와도 유사한 성격이 있다. 도끼(가해자)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여러 나무를 찍기 때문에 어떤 나무(피해자)를 찍었는지조차 기억을 못하지만, 나무(피해자)에는 깊은 상처가 남기 때문에 그 고통과 아픔을 잊지 못한다.

최근 한 중앙 연구기관에서 만19세에서 69세 사이의 일반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갑질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3.8%가 ‘우리 사회의 갑질이 심각하다’라고 답변했다. 응답자 4명 중 1명(26.9%)이 갑질을 직접 경험 했다고 응답했으며, 그 유형을 보면, 부당한 업무 지시(46.8%), 직장 내 상하관계(32.5%) 형태로 주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갑질 문제가 또다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자 정부는 공공·민간 영역 구분 없이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공공·민간의 영역을 넘어 이미 우리 일상 곳곳에까지 퍼져버린 갑질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갑질 관행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개선에 앞서 보다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박대성·광양경찰서 청문감사관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