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BTS·블랙핑크 K팝을 ‘월드팝’으로… 트로프 열풍에 안방 들썩

입력 : 2020-12-29 06:00:00 수정 : 2020-12-28 19:31:3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020가요계 연말 결산 ‘키워드 3’
세계를 무대로… BTS 신기록 또 신기록
블랙핑크 걸그룹 최초 밀리언셀링 달성

미스트롯서 시작, 전 채널 장악한 트로트
방송·공연·음원 싹쓸이… 개그맨들도 가세

코로나 악몽에… 생계 위협받은 음악인들
유튜브 생중계 등 비대면 공연 확산도
BTS

올해 가요계에서는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과 걸그룹 ‘블랙핑크(BLACKPINK)’를 비롯해 다양한 가수들이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K팝 역사를 새롭게 썼다. 국내에서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불기 시작한 트로트 열풍이 올해에도 계속됐다. 트로트 열풍 시발점이었던 종합편성채널은 물론 지상파 채널까지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열기는 공연업계로 이어졌다. 트로트 관련 콘서트가 우후죽순 열렸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채 꽃을 피우기도 전에 중단돼야 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콘서트 대부분이 중단, 연기됐다. 코로나19는 단순히 콘서트 연기, 취소만 불러오지 않았다. 연주자, 공연업체 등 대중문화계 종사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쳤고, 현재도 피해가 쌓이고 있다.

◆한국을 넘어 해외로 뻗는 K팝…선두에는 BTS와 블랙핑크

BTS와 블랙핑크는 아이돌 가수이지만,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성장했다. 이들의 음악은 한국을 넘어 세계 팝 양대 시장인 미국과 영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BTS는 미국 빌보드 양대 메인 차트 정상을 석권했다.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과 ‘BE’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BTS는 2년 6개월 동안 앨범 5장을 ‘빌보드 200’ 1위에 올렸는데, 이는 비틀스(2년 6개월) 이후 최단 기간이다.

 

BTS는 또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도 정상을 밟았다.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미국 가수 제이슨 데룰로와 함께 부른 ‘세비지 러브(Savage Love)’ 리믹스 버전으로 두 번째 ‘핫 100’ 1위를 거머쥐었다. 게다가 앨범 ‘BE’ 타이틀곡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이 ‘핫 100’ 1위로 데뷔하면서, 빌보드 양대 메인 차트에 동시에 1위를 한 세계 최초 그룹이 됐다. 특히 ‘라이프 고즈 온’은 한국어로 된 노래이기 때문에, 최초 한국어 노래 1위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러한 영향력은 시상식에도 이어졌다.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인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 이어 가장 보수적인 시상식이라는 ‘그래미 어워드’에 아시아 가수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여자 가수로는 블랙핑크 행보가 독보적이다. 지난 10월 발매한 첫 정규앨범 ‘디 앨범(THE ALBUM)’이 누적 판매량 125만장을 돌파하며 걸그룹 최초로 가온차트 밀리언 셀링을 달성했다. 게다가 발매 첫 주 ‘빌보드 200’과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서 동시에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해당 앨범은 빌보드 스태프가 뽑은 ‘2020 베스트 앨범 50(The 50 Best Albums of 2020: Staff Picks)’에서 K팝 앨범 중 가장 높은 25위를 기록했다.

블랙핑크 영향력은 음악 외적으로도 나타났다.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K팝 가수 최초로 블랙핑크를 다룬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BLACKPINK: Light Up the Sky)’를 제작했다. 2016년 8월 데뷔한 블랙핑크가 글로벌 스타로 거듭나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넷플릭스가 여성 아티스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건 레이디 가가, 비욘세, 테일러 스위프트 이후 네 번째다.

미스터 트롯 멤버들

◆트로트가 접수한 방송가와 공연계

국내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방영된 TV조선 ‘미스트롯’이 불러온 트로트 열풍이 올해에도 계속됐다.

미스트롯의 후속 격인 ‘미스터트롯’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방영, 시청률이 35.7%에 이르는 등 큰 성공을 이뤘다. 이후 미스터트롯 출신들이 방송가를 종횡무진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이 쇄도한 것. 이들의 인기는 음악 시장으로도 이어진다. 미스터트롯 우승자인 임영웅은 신곡 ‘이젠 나만 믿어요’를 발매하자마자 주요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미스터트롯 톱6(김희재·임영웅·영탁·이찬원·장민호·정동원)가 진행 중인 전국투어 콘서트 또한 매진 행렬을 이뤘다.

나훈아

이러한 트로트의 선풍적인 인기에 방송가에서는 트로트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을 우후죽순 내보냈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비롯해 트로트 노래를 배우거나 재야 트로트 고수를 발견하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방송됐다. 심지어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트로트 가수에 도전하는 등 일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트로트를 소재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또 유재석이 ‘놀면 뭐하지’에서 ‘유산슬’이란 예명으로 트로트 가수로 활동한 데 이어 김신영이 ‘다비이모’라는 이름으로 트로트 노래를 내는 등 방송인들도 트로트에 도전장을 던졌다. 여기에 ‘가황’ 나훈아가 트로트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나훈아는 추석 첫날인 지난 9월 30일 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로 시청자를 만났다. 나훈아가 방송에 얼굴을 내민 것은 15년 만이다. 방송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다시 한 번 힘을 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나훈아는 출연료 없이 공연에 임했다. 73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뜨거운 열정과 뛰어난 노래 실력, 화려한 퍼포먼스로 시청자를 즐겁게 했다. 특히 신곡 ‘테스형!’은 방송 이후 전 연령에서 화제를 모았다. 나훈아는 이어 부산, 서울, 대구에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진행한다고 밝혀, 트로트 열기를 이어갔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악몽…생계에 악기 놓는 음악가들

하지만 트로트의 열기는 여기까지였을까. 코로나19로 예정됐던 트로트 콘서트들이 줄줄이 취소, 연기됐다. 미스터트롯 톱6 전국투어 콘서트는 물론이고, 나훈아마저 계획했던 연말 콘서트를 모두 취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대중가요 전반에서 일어났다. 임창정, 이소라 등 콘서트에서 강세를 보이던 가수들이 연말 특수를 포기했다. 또 팬미팅, 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로 팬들을 만났던 아이돌 가수들도 대면 활동을 중단했다. BTS 등 활발하게 해외 투어를 하던 가수들은 투어를 중단하고 급히 한국으로 귀국했으며, 계획했던 해외 투어 일정도 연기했다.

콘서트 취소·연기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콘서트 취소로 팬들이 실망하는 데 이어, 일부에서는 티켓 환불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암표, 대리구매 등 웃돈을 주고 티켓을 산 관객들은 환불을 받지도 못했다.

관련 분야에도 피해가 이어졌다. 음향, 조명 등 공연 스태프는 일자리를 잃었으며, 장소 대관 업체와 티켓 중계 업체 등은 수익이 급감했다. 세션과 코러스, 백업 댄서 등도 생활고를 겪어야 했다.

대면 활동이 중단되면서 온라인 콘서트라는 새로운 공연 문화도 생겼다. 유튜브나 네이버TV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 콘서트를 생중계하는 것으로, 굳이 콘서트장에 가지 않아도 돼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올랐다. 다만 아직 온라인 콘서트로 수익을 창출했다는 가수들이 손으로 꼽힐 정도로 적다는 점이 문제다. 카메라 설치와 중계 수수료 등으로 오프라인 콘서트보다 제작비가 일부 늘어난 반면 관객들이 오프라인 콘서트 대비 온라인 콘서트에 많이 모이지 않기 때문이다. 돈을 내고 온라인으로 콘서트를 보는 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점도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콘서트를 제외한 대안이 현재 없다. 정부는 이에 내년 예산에 온라인 실감형 K팝 공연 제작 지원 265억원을 책정하는 등 온라인 콘서트 제작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