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옵티머스 로비 의혹’을 받았던 이낙연(사진 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이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업체로부터 ‘복합기 임대료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 인근 건물에서 이 대표 비서실 부실장 이모(54)씨가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이씨는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오후 6시30분쯤까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녁 식사 후 조사를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이후 실종됐고, 경찰이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 수색 끝에 숨져 있는 그를 발견했다.
이씨는 숨지기 전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가족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주변인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이 대표가 총선 전후인 지난 2∼5월 옵티머스자산운용 관계사 ‘트러스트올’로부터 종로 선거사무실 복합기 임대료 월 11만5000원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으로 이씨 등 2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총금액은 76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러스트올은 옵티머스의 비자금 창구로 의심받는 곳으로, 복합기 사용료를 대납한 트러스트올 관계자는 이 부실장의 지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혹에 이 대표 측은 “복합기는 참모진이 지인을 통해 빌려온 것으로, 지인이 트러스트올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보도를 통해 알았으며 회계 보고 때 복합기가 누락된 것은 실무진의 착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사망한 이씨는 이 대표가 전남 지역 국회의원일 때 지역구를 관리하는 비서관으로 이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이 대표가 국회의원과 전남지사 등을 지내는 동안 10년 넘게 가까이에서 보좌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2014년 전남지사 민주당 경선 당시 후보로 나선 이 대표 측의 수천만원 당비 대납에 연루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출소 후 4개월 만에 이 대표의 정무특보로 복귀, 공무원 임용 규정 위반 및 보은·특혜 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는 2017년 이 대표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쟁점이 되기도 했다.
이 대표 측은 이씨의 사망 관련해 “현재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씨의 사망으로 4일 만나기로 한 이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일정에도 변동이 생길지 주목된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할 예정이다. 21대 국회에서 의장 주재로 여야 대표가 만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추경안 신속 처리에 합의했던 지난 9월10일에 이어 두 번째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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