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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주가 반토막… 업계 “IP 없는 유통사의 한계”

입력 : 2020-11-24 20:41:42 수정 : 2020-11-24 20: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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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원대 고점 찍고 4만원대로
너무 고평가 됐다는 냉정한 의견과 함께
주요 사업 ‘검은 사막’ 北美 서비스 곧 종료
향후 론칭 될 대작 ‘엘리온’ 유통 병행하며
개발회사 인수 통한 제작에도 집중할 듯
국내 게임사에 한획 그었던 파티게임즈
IP 부족으로 몰락했던 전례 교훈 삼아야

기업공개(IPO)와 동시에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뒤 상장 첫날 상한가를 뜻하는 ‘따상’을 기록하며 개인투자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최고가의 반 토막으로 내려앉은 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유통사인 게임 퍼블리셔의 한계라는 평가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게임주가 고평가된 게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결국 파티게임즈 사태에서부터 카카오게임즈에 이르기까지 게임사 주식투자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에 주요한 파트너였던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 북미 및 유럽 서비스권 계약 종료가 가시화되면서 카카오게임즈는 크래프톤의 신작 엘리온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4만9100원으로 마감돼 여전히 공모가(2만4000원)의 2배가 넘는 주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IPO 이후 최고가 8만9000원대를 보였던 것과는 딴판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하락 및 시가총액 하락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인식이 크다. 무엇보다 퍼블리싱 업체인 카카오게임즈가 너무 고평가됐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게임 IP(지식재산권)를 갖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게임개발사들과 달리 카카오게임즈는 퍼블리싱 사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즉 영업을 통한 게임 유통 마진을 중심으로 수익이 창출되는 구조다.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에 매출 1505억원, 영업이익 2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을 견인한 것은 콩스튜디오의 가디언테일즈를 퍼블리싱하며 낸 수익과 자회사 카카오VX 및 신사업 매출로 구성된 기타매출이었다.

이 같은 호실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업력과 퍼블리싱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게임은 최근 개발, 운영, 디자인, 사업, 마케팅 등 여러 카테고리로 세분화되어 있지만 1차적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 업태는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역할이다.

일반적으로 퍼블리셔 회사들은 자사의 개발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를 비롯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선데이토즈 등 국내 대형 퍼블리셔들은 개발능력과 퍼블리싱 수행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 같은 퍼블리셔들의 발판은 물론 개발능력이다. 대형 퍼블리셔들은 초기 자체 개발한 게임들의 흥행으로 규모를 키웠고 나아가 타 개발사의 게임까지 퍼블리싱하는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퍼블리셔는 유통마진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퍼블리싱 계약이 필수”라며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가 고평가된 부분이 분명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퍼블리셔들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개발력을 강화했다. 자체 IP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앞서 퍼블리싱업체로 시작한 이후 개발사 인수에 성공하면서 국내 굴지의 게임사로 자리 잡은 넷마블도 마찬가지다. 넷마블은 공격적인 해외 유망 게임 개발사 M&A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성과를 냈다.

카카오게임즈도 IPO 직후 개발력 강화를 위해 공모자금으로 개발사 인수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IPO를 앞둔 지난 3월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 등 유망 개발사 3사에 총 230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개발사 인수 의지를 드러냈고, 달빛조각사로 유명한 엑스엘게임즈의 지분 53%를 118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모빌리티와 함께 설립한 자회사 라이프엠엠오에서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IP와 카카오맵을 활용한 AR(증강현실) 게임 ‘아키에이지 워크’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로 가시적인 수익창출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업계에서 모바일과 PC, 콘솔 등 게임IP의 다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모바일 중심의 카카오 플랫폼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내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자사의 IP를 활용해 콘솔 게임과 스팀(PC)게임으로 플랫폼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도 유저들의 이용 플랫폼이 다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는 내년 3월 종료를 앞두고 있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북미 및 유럽 서비스다. 양사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지만 PC와 콘솔에서 가장 높은 매출이 발생하는 북미와 유럽 지역의 계약 종료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위기 의식이 크다. 개발사들이 보통 성공한 게임 IP를 바탕으로 IPO, 소형 개발사 및 유통업체 인수로 몸집을 불리는 경우가 많다. 최근 게임사들은 퍼블리싱 업체를 통한 마케팅보다는 직접 마케팅에 뛰어든다. 실제 펄어비스의 경우 한국과 일본, 러시아 지역을 카카오게임즈가 아닌 자체 서비스로 전환하며 이용자 증가와 재무 개선 효과를 얻은 바 있다.

이 경우 카카오게임즈 북미 유통 관련 인력의 활용이 관건이다. 카카오게임즈로서는 현재 검은사막 북미 서비스 계약 종료 이후 신작 엘리온에 관련 인력과 경영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엘리온과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오딘’, 최근 마케팅 계약을 한 엔픽셀의 그랑사가 등의 성과가 중요하다. 크래프톤이 개발한 엘리온의 경우 양사가 사활을 걸었지만 업계 안팎에서 상반된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는 점에 미뤄보면 마음을 놓을 순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꾸준한 성공작을 통해 유저들에게 입증받지 못한 채 코스닥에 입성한 게임사들과 퍼블리셔들이 제한적인 사업영역으로 장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았다. ‘아이러브커피’ 등 모바일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2010년대 한국 게임사에 한 획을 그었던 파티게임즈는 이후 이렇다 할 성공작을 내놓지 못하다가 재무제표 감사 의견거절 이후 상장폐지가 확정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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