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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 현실로…印서 '오빠 살리려 태어난 동생'에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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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27 13:24:22 수정 : 2020-10-27 14: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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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작 아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던 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의 현실판이 인도에서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BBC 보도에 따르면 인도에서 악성 빈혈로 고통받던 7살 남아가 치료를 위해 태어난 ‘구세주 동생’(saviour sibling)으로부터 골수를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은 사실이 알려져 치료를 위한 ‘맞춤형 아기’를 낳는 것이 윤리적으로 합당한 일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BBC는 2018년 10월 태어난 카비야 솔랑키(사진 왼쪽)는 인도에서 최초로 태어난 ‘맞춤형 아기’로, 생후 18개월이던 지난 3월 오빠 아비지트(사진 오른쪽)에게 골수를 이식하는 수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동생에게 골수를 이식받은 오빠 아비지트는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생긴 지중해빈혈(thalassaemia major)로 고통받아왔다. 해당 질병은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의 기능 장애를 유발, 수치를 위험할 정도로 낮춰 수혈을 자주 받아야 한다고 전해진다. 

 

남매의 아버지는 “아비지트는 3주마다 1번씩 350∼400㎖의 피를 수혈받아야만 했다. 6살 때까지 그는 80번이나 수혈을 받았다”고 설명하며, 골수 이식을 받으면 악성 빈혈을 치료할 수 있다는 소식에 가족 모두 골수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신과 아내, 아비지트의 누나까지 골수가 맞지 않자 ‘맞춤형 아기’인 카비야를 낳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에게 ‘구세주 동생’을 낳는 것을 제안한 사람은 바로 인도 최고의 불임 전문가 매니쉬 뱅커 박사. 뱅커 박사는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각종 검사와 진단을 통해 아비지트와 유전자는 일치하나 질병은 갖고 있지 않은 배아를 완성해 엄마의 자궁에 심었고, 2018년 카비야가 태어났다. 

 

몸무게가 10∼12㎏은 돼야 골수 이식 수술이 가능했기에 카비야는 지난 3월 자신이 18개월이 되던 해 오빠 아비지트에게 골수를 이식해줬다. 

 

수술을 집도한 디파 트리베디 박사는 “카비야와 아비지트 모두 이제 완전히 건강해졌다”고 말하며 골수 이식을 통해 오빠 아비지트의 질병도 완치되었다고 전했다. 

 

아버지 솔랑키씨는 카비야의 탄생이 그들의 삶을 변화시켰으며 “우리 가족의 구세주인 카비야에게 영원히 감사하며 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비야의 사연이 전해지자 현지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유전자 조작 아기’가 합당한 일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존 에반스 교수는 “아픈 아기와 완벽하게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아기를 낳겠다는 목적만으로 새로 아기를 낳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골수 이식이 장기 기증처럼 영구적 손상을 일으킬 위험은 적지만 “가장 중요한 윤리적 문제는 유전자 조작을 어디서 멈출 것인지”라며 유전 공학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갖고 있지 않은 인도의 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인도의 기자 겸 작가 나미타 반다레는 규제 시스템이 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전자 편집을 허용하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며 “의료 전문가뿐 아니라 아동 인권 운동가들과도 공개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자라트 정부 관리인인 아버지 솔랑키는 “자녀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의도는 비윤리적이지 않다”고 반발하며 외부인들이 자신을 판단하는 것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카비야의 출생을 도운 뱅커 박사 또한 “기술을 사용하여 질병이 없는 아기들을 만들 수 있다면, 왜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며 아비지트의 기대수명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 “결과가 수단을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bona@segye.com

사진=BBC 보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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