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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이 우승 비결”…망둥어 13마리 낚은 ‘이카루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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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24 17:33:24 수정 : 2020-10-25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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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세계드론낚시대회 서해 일대서 랜선 진행
염장 갯지렁이와 저공 비행 전략으로 경기 임해
강풍에도 끝까지 집중… 경기 막판 분위기 역전
24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 선착장에서 ‘제3회 세계드론낚시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카루츠팀이 상금을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화성=오상도 기자

“상대 팀에선 가오리와 광어를 낚았는데, (우리는) 그저 운이 좋았다고 해야죠. 이런 강풍 속에서 드론을 바다에 빠뜨리지 않아 다행입니다.” (웃음)

 

24일 서해안 일대 7곳의 대회장에서 열린 제3회 세계드론낚시대회 우승의 영예는 30·40대 남성들로 꾸려진 ‘이카루츠’팀에 돌아갔다. 이들은 경기 화성시 제부도 피싱피어에서 반나절 동안 거친 바다와 싸우며 크고 작은 망둥어들을 낚아 올렸다. 초속 3∼10m를 오르내리는 강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회 시작과 함께 매시간 쉼 없이 물고기를 낚으며,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상금 700만원을 거머쥐었다.

 

◆ 3년 넘게 드론 바다낚시 즐긴 베테랑…강풍에도 흔들리지 않아

 

선후배 사이인 강청해(42·인천시 송도), 김은호(38·고양시 덕양구 향동동)씨는 낚시와 드론에 관심이 많은 중년 가장들이다. 

 

강씨와 김씨가 낚은 망둥어들은 모두 13마리, 1.23㎏에 이른다.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참가팀 관계자는 “드론 운용은 물론 포인트 선정까지 흠잡을 데가 없었다”고 귀띔했다. 

이카루츠팀이 작렬하는 태양과 거친 강풍에 맞서 조심스럽게 드론을 하늘로 이륙시키고 있다. 화성=오상도 기자

우승 비결은 수년간 갈고 닦아온 경험이다. 바닷가에서 태어난 김씨는 30년 넘는 낚시 경력을 지녔고, 강씨도 3년 이상 취미로 바다낚시를 해왔다. 드론 운용도 전문가급이다. 둘 다 전문자격증 소유자로, 자격증 취득 이후에도 각각 1년, 7년씩 드론을 몰아왔다.

 

이날 대회는 드론을 이용해 낚싯줄에 달린 낚싯바늘을 바다에 떨어뜨린 뒤 바늘을 문 물고기를 사람이 낚싯대로 잡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드론 조종을 맡은 강씨는 “평소에도 드론 바다낚시를 즐겨왔는데, 드론을 활용한 낚시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팀을 짰다”며 “인근 궁평항에서 자주 드론낚시를 해왔던 터라 편하게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김씨도 “남해 인근 마을에서 자랐는데, 그곳에선 망둥어가 참 많이 잡혔다. 그래서인지 오늘 망둥어만 잡은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들은 대회 전날 제부도를 찾아 실전을 방불케 하는 연습을 했다. 하지만 대회 당일에는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겼다. 종일 참가자들을 괴롭힌 강풍이었다. 제부도 피싱피어에선 참가 6팀 중 1팀이 경기를 포기했다.     

 

“새벽 6시에 도착했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 대회 자체가 연기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드론을 한번 띄워보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수월하게 할 수 있었어요.”

24일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 선착장에서 한 대회 참가자가 드론으로 낚싯바늘을 옮기고 있다. 화성=오상도 기자

이카루츠팀은 경기 전부터 역할을 분담해 드론 조종, 육안 확인, 낚싯대 조정 등으로 치밀하게 낚시 포인트를 잡았다. 더 멀리 드론을 날렸고, 더 좋은 포인트에 정확하게 낚싯바늘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사용한 모델은 150만∼200만원대의 매빅2줌과 매빅에어다. 여기에 3D 프린터로 직접 드롭 장치를 만들어 정확한 낙하지점을 찾았다. 강씨는 “서해안 수심이 얕아 드론으로 되도록 멀리 보낸 뒤 낚싯바늘을 내렸다”면서 “1년 전부터 사용해온 드론이라 손에 익숙했다”고 말했다. 

 

◆ 염장 갯지렁이와 저공 드론 비행의 합작품…경기 막판 분위기 역전

 

이어 “대회 직전 새벽 낚시를 하던 제부도 주민에게 조언을 구했다”면서 “미끼는 소금에 절여 말린 갯지렁이를 썼다. 주변에 바람이 강해 저공비행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24일 열린 제3회 세계드론낚시대회에서 우승한 이카루츠팀이 낚은 망둥어들. 화성=오상도 기자

이들은 우승을 욕심내거나 직감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오후 1시 중간점검 때 다른 대회장의 참가자들이 가오리와 광어를 낚았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애초 한 마리만 잡으면 기분 좋게 돌아가겠구나 생각했고, 못 잡아도 바닷가에서 라면을 삶아 먹었으니 만족했을 것”이라며 “3, 4등이라도 해보자는 자세로 그저 열심히 임했다”고 말했다. 

 

상황은 막판에 역전됐다. 오후 들어 거친 바람이 잦아들고, 잇따라 망둥어들이 낚싯대를 타고 올라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씨는 “특별한 꿈도 꾸지 않았는데, 몸 상태가 좋았고 운도 나쁘지 않았다”며 웃어 보였다.

 

이들은 “드론낚시도 좋아하지만 드론으로 여러 가지를 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드론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여는 쌀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 힘들어하는 가운데, 이번 드론낚시 대회가 국민에게 작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강씨와 김씨는 상금으로 받은 700만원을 사이 좋게 나눠 가질 예정이다. 그동안 응원해준 가족을 위해 쓸 것이라고 했다. 대회장에는 강씨의 여동생 가족이 나와 응원했다. 특히 초등학생인 조카 동하(9)는 힘찬 몸짓으로 이들을 격려했다. 

 

이번 대회는 세계일보가 주최하고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가 주관,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 등이 후원했다. 앞선 대회와 달리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영종도 구읍뱃터, 인천 소무의도, 충남 당진시 석문방조제 등 서해 일대 7곳 대회장에서 랜선으로 진행됐다. 팀 간 거리는 3m 이상 떨어졌고, 대회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세계드론낚시 랜선대회는 세계 최초, 세계 유일로 80개팀 200여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제부도(화성)=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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