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관련업체 인수… 내재화 추진
머스크 “ 2022년 이후 물량 부족
기존업체서 구매 늘릴 것” 트윗
생산보다 공급 계획에 무게 둘 듯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에서 자체 배터리 생산 전략을 내놓을까.
한국시간 기준 23일 오전 6시30분 열리는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발표할 내용에 배터리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머스크가 발표 내용에 대한 ‘단서’를 내놓으면서 업계에서는 여러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머스크는 2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리가 스스로 (배터리 생산에) 나서지 않으면 배터리 공급사들이 최대한 속도를 내더라도 2022년 이후엔 심각한 물량 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개발 계획인 ‘로드러너 프로젝트’와 관련돼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배터리 셀 제조사 맥스웰 테크놀로지스와 배터리 장비업체인 하이바 시스템즈를 인수하며 새로운 배터리 개발과 기술 내재화를 추진해 왔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한 테슬라가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 생산까지 나선다면 배터리 업계로서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LG화학, 파나소닉, CATL 등 배터리 업체들로부터 공급량을 줄이지 않고 늘릴 것”이라도 밝혔다. 자체 배터리와 함께 기존 배터리 공급업체와 협력도 강화해 2022년 이후 예상되는 심각한 공급 부족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테슬라가 당장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에 나서기보다는 2022년 이후 생산을 목표로 한 공급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과 미국 텍사스에 생산시설인 기가팩토리를 구축하고 있어 배터리 설비 투자까지는 여력이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이보다는 새로운 배터리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기존 전기차 사용자들이 배터리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던 부분을 짚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충전 효율을 높이고 무게를 줄인 새로운 배터리, 수명을 늘린 배터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재 전기차에 장착되는 배터리의 수명(10만∼20만마일)을 5∼10배가량 늘린 ‘100만마일’ 배터리 생산방침에 대한 부분도 언급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테슬라는 올해 초 CATL로부터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은 리튬인산철(LFP) 계열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만큼 생산비용을 낮춘 배터리에 대한 전략을 꺼내들 것으로 보고 있다. CATL의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원가가 높은 코발트를 쓰지 않는 배터리로, 현재 테슬라의 모델3 중국 출시 모델에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한계가 있어 CATL은 망간을 추가한 LFMP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가를 절감한 배터리가 현시점에서 나올 가장 현실적인 계획일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나올 사이버트럭, 세미트럭 등에 들어갈 배터리의 용량은 커야 하는 만큼 경제성을 갖추려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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