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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폭증에 “연휴 외출 포기”… KF94 마스크 다시 쓰기도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8-17 18:43:41 수정 : 2020-08-18 07: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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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격상 이틀째 시민 긴장
“외식할 땐 사람 없는 식당 찾아”
대학 졸업사진 촬영 가족수 제한
결혼식장 뷔페·카페 좌석 줄여
교회선 거리두고 찬송도 최소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서울·수도권에 거리두기 2단계를 발령한 다음날인 17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 거리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갑자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니까 너무 불안해요. 제가 걸리는 것보다도 혹시라도 아이가 감염될까 너무 걱정됩니다.”

 

육아휴직을 하고 4개월 된 아기를 돌보고 있는 곽모(35)씨는 연휴에도 ‘집콕’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곽씨는 얼마 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이후로 불안감이 더 커졌다. 아직 어려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아기의 코와 입을 급한 대로 손수건으로 가리긴 했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여전히 아찔하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에게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쓰던 비말 차단용 마스크 대신 KF94 마스크를 쓰도록 권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연휴 마지막 날인 17일 시민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임시공휴일인 이날 다수 시민들은 곽씨처럼 나들이를 포기하고 집에서 조촐하게 하루를 보냈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늘어났다는 뉴스를 보고 잠깐 풀어졌던 마음이 확 사라져 연휴기간 여행도 취소하고 집 근처로 잠깐 산책하러 나갔다”면서 “산책길에 커피를 사러 잠깐 스타벅스에 갔더니 의자와 탁자가 한쪽에 쌓여 있고 좌석이 크게 줄어들어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이모(28)씨도 화창한 날씨를 맞아 카페에서 연휴 마지막 날 여유를 즐기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전날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광화문을 찾았던 이씨는 혹시라도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과 마주치지는 않을지 불안했다. 그는 “혹시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될까 한참을 걸어 사람 없는 식당을 찾아갔다”면서 “식당에서도 음식이 나오기 전까진 꼭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어쩔 수 없이 외출한 때도 시민들은 방역에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날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캠퍼스를 찾은 오모(59)씨는 “이번에 졸업하는 딸이 학교에서 졸업가운을 빌려 사진을 찍게 해준다고 해서 왔다”면서 “학교 측에서 방역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사람이 몰리다 보니 마음이 놓이지 않아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졸업생 1명당 가족 2명만 출입증을 가지고 캠퍼스에 들어오도록 했고, 동반 가족이 3명 이상이면 교대로 들어와 사진을 찍도록 하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잠시라도 벗고 있는 사람에게 바로 주의를 주는 등 방역에 촉각을 기울였다.

 

연휴 기간에 교회와 결혼식장 등 다중이용시설도 방역수칙 준수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경기 수원의 한 교회는 매주 참석 신청을 받아 예배 인원을 60명 미만으로 제한했고, 실제로 신도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배를 봤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신도들은 1m 이상 거리를 두고 떨어져 앉았다. 예배 시작 시 찬송가를 한 차례 부르는 것을 빼고는 예배 중 찬송은 모두 생략했다. 교회 측은 최근 일부 교회의 집단감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성가대도 이미 수개월 전부터 활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근의 한 결혼식장은 출입명부 작성과 발열 체크 등 기존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전날부터 뷔페 좌석을 180석에서 150석으로 줄였다. 앉을 자리가 줄어든 탓에 일부 하객은 예식장 밖 로비에 서 있기도 했다.

 

일부 시설에선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오후 1시쯤 신촌의 한 PC방에서도 손님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게임을 하고 있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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