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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업의 ‘종말’이 다가온다… 만지고 입어보는 쇼핑 사라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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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11 11:00:00 수정 : 2020-07-11 10: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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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브라더스. WSJ 캡처

소매업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소매업의 위기는 하루이틀 거론된 것이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며 더욱 심각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추세라면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직접 보고, 만지고, 입어본 뒤 구매하는 행태는 머지않아 사라질지 모른다.

 

10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내 소매업 일자리가 약 120만개 사라지는 등 소매업 위기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속화했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는 2025년까지 미국 내 10만여개의 소매 상점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올 들어서만 코로나19 여파로 고급 백화점 브랜드 니만 마커스, 중저가 의류업체 제이크루 등 대기업들이 줄줄이 파산을 신청한 가운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의류 브랜드 중 하나인 브룩스브라더스도 8일 파산보호 신청을 해 적잖은 충격을 줬다. 1818년 문을 연 브룩스브라더스는 202년 전통을 자랑하는 의류회사로 미 대통령 40명과 유명 금융인들이 애용한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 자라, 바디케어 브랜드 배스앤바디웍스 등은 코로나19 여파로 임시로 문을 닫았던 일부 상점을 아예 영구 폐점하기도 했다. 특히 자라의 모기업 인디텍스는 최근 매장 1200곳을 영구 폐점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전 세계 자라 매장의 16%를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신 인디텍스는 향후 3년간 온라인 부문에 11억3000만달러를 더 투자할 예정이다.

 

인디텍스는 오는 2022년 온라인 수익이 총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1% 높은 수준이다. 자라는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가까운 업소에서 손쉽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쇼핑 방식으로 변화하고 매장에서 직접 배달해주는 빠른 배송도 고려 중이다.

 

자라. 가디언 캡처

업계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소매 업소들의 폐점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이커머스는 향후 5년간 전국 소매점의 25%가 폐점할 것이라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기 위해 자사의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영구 폐쇄한다는 계획을 앞당겼다. CNBC에 따르면 MS는 지난달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에서 운영하던 소매점 80여곳을 닫고,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MS 본사가 있는 워싱턴과 뉴욕, 호주 시드니, 영국 런던 등 4곳은 체험관 형태로 바꿔 운영된다. MS는 이날 “자사 제품이 대부분 디지털 제품으로 변화하면서 온라인 매출이 증가했다”면서 향후 엑스박스(Xbox)와 윈도우즈(Windows) 등은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백화점 같은 전 세계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봉쇄 조치로 영업이 어려워진 백화점, 호텔, 식당 등이 매출 감소에 허덕이자 임대사업을 주수익원으로 하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업체들까지 파산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조사업체인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CA)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 18일까지 미국·유럽 등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30~40% 정도 줄었다. 거래금액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거래가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으로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 부진은 금융권으로 옮겨붙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의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미국의 지난달 상업용 부동산 저당증권(CMBS) 연체율이 3.59%를 기록해 전월(1.46%)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16년 내 월간 최대 상승 폭이다. CMBS는 금융기관이 업무용 빌딩이나 상가, 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빌려준 대출 채권을 기반으로 한 증권이다.

 

항목별로는 호텔의 연체율이 지난 5월 2.00%에서 6월 11.49%로 다섯 배 이상 올랐고 소매업도 같은 기간 3.82%에서 7.86%로 연체율이 올랐다. 특히 지역 쇼핑몰 대출이 대거 연체되면서 소매업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피치는 올해 3분기 말 미국 전체 CMBS의 연체율이 8.25~8.75%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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