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입후보와 관련해 “한국에서 출마한 유명희씨가 당선되면 일본으로서는 골칫거리(厄介)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유 본부장에 대해 “2019년 3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엄격화(수출규제에 대한 일본식 표현)에 강하게 반발하고 WTO 제소도 주도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만약 유 후보가 사무총장이 되고 WTO에서 일·한 분쟁이 본격화하면 ‘일본에 불리한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신문은 또 “한국 정부는 전면적으로 백업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통령부(청와대) 경제톱을 맡고 김상조 정책실장은 ‘사무총장 도전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총동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아주 중요한 안건’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선거에서 일본 정부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과 힘을 합쳐 국제적인 지명도가 높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전 나이지리아 재무부 장관)를 미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출규제 문제로 대립하는 한국의 유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는 거부감이 강하다고 전했다.
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각료 경험이 없는 유 후보가 8명의 후보 중 도드라지지 않는 존재이고 주요국의 이해를 조정하는 능력 면에서도 회의적인 견해가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또 “일본 정부 관계자가 '일본 언론이 한국 후보 중심으로 다루는 것은 다른 후보에게 실례'라고 말했다”며 “일본 정부는 처음부터 유 후보를 안중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WTO가 8일(현지 시간) 사무총장 후보 신청을 마감한 결과, 유명희 본부장 등 8명이 입후보해 혼전 양상이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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