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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100억달러 달성… 문화가 경제되는 저작권 강국 도약” [뉴스 인사이드]

입력 : 2020-06-13 20:00:00 수정 : 2020-06-13 10: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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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화산업 핵심… 중요성 날로 커져/ 문체부 ‘비전 2030’ 마련, 정책 드라이브/ 작년 저작권 무역수지 16억달러로 최대/ 문화예술저작권은 적자 폭 역대 최소치/ 시대 변화에 맞는 저작권법 개정 급선무/ “창작자 권리 중요시하는 생태계 조성을”/ “창작자 보호 강화하면 투자 위축” 시각도/ 저작권 해외사무소 등 기반 확충도 중요

저작권 무역수지 흑자 2조원 시대가 열렸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저작권 무역수지는 16억2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2010년 통계 작성 시작 이래 최대치다. 지식재산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장 동력이다. 그중에서도 저작권은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 콘텐츠 산업의 근간이란 점에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저작권 강국이 되기 위한 ‘저작권 비전 2030’을 선포하고 법·제도 정비를 추진 중이다. 창작자를 포함해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저작권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뤄진다.

 

꽃보다 할배 네덜란드판 시즌 2. CJ ENM 제공

◆음악·영상 저작권 수출 견인… 정부, ‘문화가 경제 되는 저작권 강국’ 천명

저작권은 문화예술저작권과 연구개발·소프트웨어 저작권으로 나뉜다. 지난 10년간 저작권 무역수지 추이를 보면 연구개발·소프트웨어 저작권이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게임이 포함돼 있어서다. 다만 지난해 문화예술저작권 적자 폭이 역대 최소치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한국은행은 “문화예술저작권 중 음악·영상 저작권 수출이 늘어 적자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저작권료 징수액 중 외국 사용료는 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억원 늘었다.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인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음저협은 작사·작곡·편곡자 3만4000여명의 저작권을 신탁 관리한다.

방송계는 프로그램 포맷 수출 등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복면가왕’에 이어 포맷 수출의 성공 사례가 될 조짐이다. 이은성 MBC 글로벌사업부 차장은 “(미국 ABC방송이 시즌 4까지 리메이크하는 KBS 드라마) 굿 닥터와 복면가왕의 성공으로 해외 프로듀서와 포맷 바이어들은 한국 포맷을 주목하고 있다”며 “포맷 수출은 저작권료 95% 이상이 남는 알짜 산업이자 또 하나의 한류”라고 강조했다. MBC ‘오! 나의 파트, 너’의 포맷 수출 작업도 진행 중이다.

 

CJ ENM은 tvN ‘꽃보다 할배’,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 예능은 물론 드라마 포맷 수출도 활발하다. OCN ‘보이스’는 지난해 일본과 태국에서 리메이크됐다.

정부도 저작권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2월 “‘문화가 경제가 되는 저작권 강국’을 만들겠다”며 저작권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 저작권 수출을 300억달러로 5배 늘려 저작권 무역수지 흑자 1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저작권법 개정, 한류 콘텐츠 저작권 보호 강화… 해결해야 할 현안 산적

저작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시대 변화에 맞는 저작권법 개정이 최우선 과제다. 문체부의 ‘저작권법 전면 개정 연구반’ 좌장인 이해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림책 ‘구름빵’의 저작권 문제를 예로 들며 “창작자를 보다 중시하는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창작 활동을 진흥하려면 창작자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해 가야 합니다. 독일은 베스트셀러가 되면 계약 내용 변경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데, 우리나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처럼 개인 창작자를 보호해 주는 강행규정(당사자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 적용)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관계자들 사이 균형 잡힌 입법을 통해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뤄지죠.”

복면가왕. MBC 제공.

창작자 보호가 저작권 산업 발전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최진원 대구대 교수(DU인재법학)는 “창작자 보호가 강화될수록 저작물 유통은 어려워지니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균형점을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체부가 저작권 관리의 투명성·공정성을 위해 구축에 나선 ‘저작물 이용정보 수집체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멜론 저작권료 편취 사건 등 저작권료 정산·분배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음악이 우선 대상이다. 온라인 음악 서비스 등의 상품명과 판매액, 이용자 수 정보까지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사업자의 저작권 이용 정보와 저작권 단체 권리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과 비슷한) 통합전산망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국민들에게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저작권 보호 기반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해완 교수는 “해외에서 한류 콘텐츠 저작권 침해가 문제”라면서 “저작권 해외사무소가 중국·태국·필리핀·베트남에만 있는데 더 늘릴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공동 대응에 나서기 위해 관계 부처와 유관 기관, 저작권해외진흥협회 등 관련 단체들과 ‘해외지식재산보호협의체’를 꾸렸다. 오는 17일 회의를 열어 한류 콘텐츠의 온라인 불법 유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다.

특허청이 기관 명칭을 ‘지식재산혁신청’으로 바꾸려는 것도 현안 중 하나다. 문체부는 “지식재산권 중 산업재산권만 특허청 소관이고 저작권은 문체부 소관이기에 ‘산업재산혁신청’이 바람직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주환 한국저작권보호원장 “온라인 저작권 침해 대응 선진화 노력”

 

“온라인 저작권 침해 대응을 선진화하고 효율적인 저작권 보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박주환(58·사진) 한국저작권보호원 원장은 12일 세계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임기 중 역점 과제로 이 두 가지를 꼽았다. 국립중앙도서관 관장을 지낸 박 원장은 올해 3월 보호원의 2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보호원은 이름 그대로 저작권 보호의 첨병 역할을 하는 공공기관이다. 저작권 보호를 위한 시책 수립·지원·집행, 저작권 보호 관련 심의 업무를 담당한다. 오는 9월 창립 4주년을 맞는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 위탁 관리 업자의 수수료와 사용료, 저작권 분쟁 등 업무를 맡고 있다. 박 원장은 “지난해 위원회와 업무를 조정해 유사·중복 기능은 조정하고 기관 본연의 기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보호원은 모니터링과 신고를 통해 온라인상 불법 복제물을 적발해 심의한다. 박 원장은 “이에 대한 시정 권고는 2017년 55만4843건, 2018년 57만1416건, 지난해 67만1759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달까지 11만1394건의 시정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보호원이 발표한 ‘2020 저작권 보호 10대 이슈 전망’에서 1인 미디어에서의 저작권 침해가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1인 미디어 이용이 급증하며 저작권 침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면서 “짧은 동영상에 타인의 저작물 일부를 사용하는 등 저작권 문제를 1인 창작자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워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 침해 범죄에 대한 과학 수사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보호원은 저작권 디지털 포렌식에 역점을 두고 있다. 올해 2월 디지털포렌식센터를 만드는가 하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저작권 특화 디지털 포렌식 인력양성 사업의 주관 기관으로 고려대를 선정했다.

 

“문체부 특별사법경찰과 협력해 불법 사이트 운영자의 금융 거래 자료 분석을 지원하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 포렌식과 서버 데이터베이스 분석, 현장 증거 수집 등 과학 수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에 대한 전문성을 더 강화해 날로 지능화·고도화되는 저작권 침해 범죄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모든 국민이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누릴 기반을 마련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활성화하며, 창작자가 안심하고 창작 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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