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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입장 없다”… ‘뉴삼성’ 제동 우려 초긴장

입력 : 2020-05-26 19:15:18 수정 : 2020-05-26 19: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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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부회장 투자 계획 차질 불가피 / 일각 “국정농단 수사보다 부담 커” / 재계 “경제 위기… 기업인 배려해야”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에 삼성그룹은 긴장감 속에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삼성은 “입장이 없다”는 메시지를 발산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경제위기 극복에 노력을 집중하는 상황에서 ‘사법 리스크’ 재발 가능성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와 함께 최근 이 부회장의 적극적 행보로 드러난 ‘뉴삼성’ 경영 방침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감도 포착됐다.

삼성은 이날 이 부회장의 검찰 출두 소식을 전후에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삼성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별도 입장을 밝힐 계획이 없다”고 강조한 뒤 “수사가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 일각에서는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 국정농단 사건과 별개인 경영권 승계 의혹 조사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소환된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 앞에 사기(社旗)가 펄럭이고 있다. 이재문 기자

삼성과 이 부회장은 앞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삼성전자 노조 와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다스 소송비용 대납’ 등 혐의로 4년째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 부분에 대한 의혹까지 검찰이 기소하게 되면 삼성과 이 부회장은 상당한 사법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당장 이 부회장의 ‘뉴삼성’ 비전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을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논의했고, 이후엔 코로나19 위험 속에 중국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21일엔 경기 평택에 약 10조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라인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지고 있어서 투자나 신제품 출시 등의 경영적 판단이 조금만 늦어져도 추격이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총수가 수사와 재판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 신속한 경영 결단을 내리는 데는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소환을 계기로 국내 기업 전반의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이슈는 삼성을 제외한 다른 총수 일가로도 언제든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정부나 검찰을 향한 눈치 보기에 급급해진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 범죄형사부는 이날 이 부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두고 불거진 각종 불법 의혹과 관련해 그룹 미래전략실 등과 주고받은 지시·보고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뒤 귀국한 이 부회장. 연합뉴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경제 상황과 삼성이 국내 1위 기업이라는 상징성을 참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재판과 수사는 법에 따라 진행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닥친 국가적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기업인을 배려해 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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