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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가죽을 남기면… “이렇게 되살려요” [밀착취재]

입력 : 2020-06-14 08:00:00 수정 : 2020-06-14 20: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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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호랑이 박제’ 서울대공원 윤지나·임동섭 박제사

날렵한 모습으로 눈밭을 질주하는 시베리아호랑이 ‘한울이’와 ‘코아’의 매서운 눈을 채색하는 박제사의 눈빛이 호랑이처럼 강렬하다. 서울대공원 박제사 윤지나(32), 임동섭(33)씨가 호랑이 박제의 털을 소중히 다듬는다.

자연사한 시베리아호랑이 ‘한울이’와 ‘코아’의 역동적인 모습을 박제한 서울대공원의 윤지나, 임동섭 박제사가 호랑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지나 박제사가 시베리아호랑이 암컷 ‘한울이’의 눈을 채색하고 있다.
서울대공원 식물표본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는 황조롱이 박제의 털을 임동섭 박제사가 정리하고 있다.

포유류 박제의 제작과정은 크게 7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자연사한 동물의 사체 복부절개 및 스킨 작업(가죽 벗기기)을 하고 신체부유별로 신체 치수를 측정한다. 가죽을 정리하고 부드럽게 하는 작업을 마친 뒤 마네킹을 제작한다. 가죽을 동물 크기의 완성된 마네킹에 씌우고 봉합해 건조한다. 호랑이처럼 큰 동물은 3개월 정도의 건조시간이 필요하다. 마무리작업으로 세밀한 채색을 하고 털을 정리하면 완성이다. 이번에 완성된 시베리아호랑이 박제작업은 1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서울대공원 윤지나 박제사와 임동섭 박제사가 호랑이 마네킹을 손질하고 있다.
동물 눈 모형

동물 박제가 부자연스럽고 흉측하다는 불편한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박제는 동물 자체만이 아닌 동물이 살았던 시대의 환경까지 함께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준다. 동물의 생명을 보존하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고 변화하는 자연사와 멸종위기종의 소중한 기록이다. 서울대공원에서는 동물원에서 자연사한 동물만을 교육적 목적으로 박제한다.

동물들 코 모형
동물의 이빨 모형

두 박제사는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한 공통점이 있다. “미대에 진학했지만 동물 관련 공부를 해볼까 고민이 많던 중 미국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웅장하고 세밀한 동물 박제를 보고 한눈에 반해 박제사에 대해 관심이 생겼어요. 외국에서는 조각가나 미술가들이 박제사를 많이 하더라고요. 2011년 인천 국립생물자원관 박제사 보조로 일을 배우며 시작해 본격적으로 박제사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박제를 하며 그 동물에 대해 깊이 공부하며 알아가는 게 재미있고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는 동물을 보존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11년차 윤지나 박제사의 말에 결의가 넘친다.

 

사진·글=이제원 기자 jw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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