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코로나19 희생자가 9일(현지시간) 1만6000명을 넘어서면서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사망자가 많은 국가가 됐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전 세계 1위로 전체의 30%에 육박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30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46만5329명으로 전 세계(160만427명)의 29%를 넘겼고, 사망자는 1만6672명으로 이탈리아(1만8279명)에 이어 두 번째가 됐다. 뉴욕주 사망자는 799명 늘어난 7067명으로, 하루 사망자 숫자는 이틀째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코로나19가 암과 심장질환을 제치고 미국 사망원인 1위가 됐다고 이날 전했다. 미국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하루 1970명으로, 심장질환(1774명)이나 암(1641명)보다 많다는 것이다.
이날 펜실베이니아와 미주리주가 이번 학년도 말까지 학교 문을 닫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학년도에 학교 문을 닫는 주는 15개로 늘었다고 CNN은 전했다.
이 같은 확산세 속에서도 트럼프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조기 경제 정상화를 위해 물밑 채비에 들어간 분위기가 감지된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자료에 고무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이 ‘미국을 조만간 다시 열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막후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다음 달 영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미국 기업과 근로자들이 사업을 위해 문을 열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폭스비즈니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다음 달이나 두 달 뒤 미 경제를 재가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희망대로 5월 초 경제활동 정상화가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보건 당국자들은 조기 정상화 낙관론을 매우 경계하고 있어 이달 말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 재연장 여부를 두고 행정부 내에서 격론이 재연될 것이란 관측이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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