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경북 구미를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극복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지난 2월25일 대구를 방문한 지 약 한 달 만에 대구·경북지역(TK) 재방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철우 경북지사 등과 TK지역 대표 국가산업단지(산단)인 구미산단를 방문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대구 방문 때 코로나19 대응 전담의료기관을 방문했던 문 대통령은 이번에는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침체된 경제를 함께 되살리자는 의미로 코로나19 피해가 큰 TK지역의 대표 산업단지를 찾았다고 풀이된다. 청와대가 준비한 이번 일정의 슬로건 역시 ‘한국 경제의 저력, 위기 극복의 DNA’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만난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으로 모범을 보인 곳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기준 구미산단 내 총 10개 업체에 확진자 16명이 발생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경북 경산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방역 조치 후 재가동하며 빠른 속도로 정상화했다. 에스엘테크는 공급망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매일 전 직원의 확진 현황을 조사해 관련 정보를 고객사와 신속히 공유했다.
한정우 청와대 춘추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구미산단은 코로나19 피해를 이겨낸 모범사례”라며 “산단 내에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해 가동 중단, 원자재·부품 수급 어려움 등이 있었으나 이를 극복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관장은 이어 “이번 일정에는 일본 수출규제 당시 소재·부품 위기 극복과 마찬가지로 정부와 기업이 함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 중 하나인 불화폴리이미드를 국산으로 개발, 공급을 안정화한 기업이다.
문 대통령은 구미산단 업체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지역사회에 기부 활동을 펼치는 등 노력한 데에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마스크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용 필터 설비에서 한시적으로 마스크용 MB필터(멜트블로운 부직포)를 생산하고 경북 문경 서울대병원에 음압치료병실을 기부하는 등 상생을 위해 힘썼다. LG 이노텍은 구미에 마스크 1만8000장을 기부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방문에 대해 “TK가 어려움을 딛고 최종적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끝까지 챙겨가겠다는 각오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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