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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목적 입국 차단… 뒤늦은 빗장에 “시기 놓쳤다” 비판론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3-29 19:28:56 수정 : 2020-03-29 21: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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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모든 입국자 의무격리 시행 / 해외發 입국자 확진 갈수록 늘어 / 중요한 일정외 입국 사실상 막아 / 외국인·유학생 자율격리 무시에 / 지역사회 부담… 강제격리로 전환 / 페루·파라과이 교민 263명 귀국 / 16명 의심증상… 나머지 자가격리
입국자들은 이쪽으로…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유럽발 입국자들이 방역당국 관계자들로부터 국내 거주지로의 이동 방법에 대한 안내를 받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1일 0시를 기해 지역·국적과 상관없이 국내에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의무적 격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뉴시스

정부가 모든 해외 입국자 전원을 2주간 의무격리하기로 한 것은 해외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방역당국은 해외발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해외로부터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입국 금지에 준하는 강도 높은 대책을 고민해왔다. 특히 최근에 지역 사회는 자율격리 지침을 무시한 외국인·유학생 입국자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아왔다.

정부는 그동안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자가격리 의무를 강화하고 어길 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정부는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외에 다른 국가를 포함해 해외에서 입국하는 내·외국인 전원을 2주간 의무 격리하는 강화된 조치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다음달 1일 0시부터 지역과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의무 격리를 확대 시행한다. 국내에 머물 곳이 없는 외국인의 경우 정부에서 제공하는 시설에서 2주간 강제격리하고, 비용은 스스로 부담하도록 했다. 관광 등 중요하지 않은 목적의 입국을 사실상 차단하기 위해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29일 발표한 조치는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60만명을 넘어서고 유럽,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중동, 중남미에서도 확진자 발생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세계적 대유행이라는 말로도 표현이 부족함을 느낄 정도다. 해외유입 환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지역사회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해외 유입 사례로 추정되는 신규 확진자 105명을 국가별로 보면 유럽이 23명, 미국 등 미주지역이 14명, 중국 외 아시아 지역이 4명이다. 이 중 내국인은 40명, 외국인이 1명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누적 확진자 9583명 가운데 해외 유입환자는 412명(4.3%)이고, 이 중 외국인은 35명”이라며 “어제 신규 확진된 105명 중에서 해외 유입 관련 사례는 41명으로 전체 39%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염경로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으로 더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유럽발 항공편 입국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입장한 뒤 진료소 관계자들이 테이블의 시트를 교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유입 환자 추이 증가세는 확연하다. 28일에는 9478명 중 해외유입이 363명(3.8%), 신규 146명 중 해외 유입 사례가 41명(28.1%)이었다. 25일의 경우엔 신규환자 100명 중 해외유입 관련이 51명(51%)에 달하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지금 현재 코로나19의 유행이 전 세계적으로 모든 국가에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해외 유입 사례 중에서도 미국, 유럽 외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환자가 보고되고 있는 곳은 필리핀과 태국, 미주지역 등”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지금까지는 미국·유럽을 포함해 모든 입국자 중에서 코로나19로 의심되는 유증상자는 검역소에서 격리시설에 임시격리하고 검사를 진행해왔다. 당국에 따르면 검체를 채취하고 검사를 진행하는 데 최소 6시간 이상이 소요되므로 유증상자들은 검사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인천공항이 운영하는 임시격리시설과 경정훈련원, 인천지역 호텔 2곳 등 4곳의 임시 격리시설에서 1박2일간 대기해왔다. 또 미국과 유럽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음성판정을 받은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만 2주간 자가격리 의무가 주어지면서 방역망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페루·파라과이 교민 263명이 지난 28일 전세기로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입국자들은 현지 여행객과 봉사단원, 교민 등이 많았다. 페루에서 우리 국민 198명을 태운 아에로멕시코 9978편은 멕시코를 거쳐 무려 30시간 가까운 비행시간 끝에 이날 오전 6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발열 검사 등 특별입국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16명이 의심 증상을 보여 검체 채취 등 정밀진단을 받았다. 나머지 입국자들은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5시 40분쯤에는 파라과이에 머물던 우리 교민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직원 등 65명이 정부가 마련한 항공편으로 귀국했다. 이들도 국내 연락처를 확인하는 등 특별입국절차를 거친 뒤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남혜정·추영준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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