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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통행금지 어겼다가 ‘개 우리’로…위협한 지역 대표는 기소 [김동환의 월드줌人]

입력 : 2020-03-23 21:00:00 수정 : 2020-03-23 16: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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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 들어가지 않으면 총으로 쏜다” 위협…필리핀은 통행금지 등 잇따라 조치
필리핀에서 청소년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내려진 통행금지 조치를 어겼다가 붙잡혀 개장에 갇힌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은 현장에 있던 지역 경비 관계자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것으로 추정. 필리핀 현지 커뮤니티 제공

 

필리핀의 한 마을에서 청소년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내려진 통행금지 조치를 어겼다가 붙잡혀 개장에 갇힌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은 곧 풀려났으며, 앞서 개장에 들어가도록 강요했던 바랑가이(한국의 동(洞)과 비슷한 개념) 대표는 청소년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바랑가이에 막강한 자치권이 부여되는 필리핀 정책에서 비롯한 결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필리핀 일간 마닐라 블루틴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0시쯤, 필리핀 북부 루손섬 라구나주(州) 산타크루즈에서 통행금지 조치를 어긴 남성들이 지역 경비원에 붙잡혔다. 바랑가이 사무소로 호송된 이들은 30분간 이동식 철제 개 우리에 갇혔으며, 현장을 담은 사진이 페이스북에서 널리 퍼졌다.

 

붙잡힌 이들은 청소년 2명 등 총 5명이며, 40세로 알려진 바랑가이 대표의 “우리에 들어가지 않으면 총으로 쏴버리겠다”는 위협에 어쩔 수 없이 비좁은 우리에 갇힌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라구나주 경찰은 남성들을 개장에 가둔 해당 바랑가이 대표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필리핀 마닐라 도로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고 있다. 마닐라=AP·연합뉴스

 

필리핀 3대 방송국 중 하나인 ‘TV5’의 기자 딕 가라이(Dick Garay)는 이날 세계일보와 교환한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실제로 오후 10시 이후 돌아다닌 남성들을 개장에 넣은 것이냐”는 질문에 “맞다. 지금 그들은 괜찮다”고 답했다.

 

가라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동제한령을 내린 뒤, 모든 지역에서 통행금지 조치가 행해지고 있다”며 “그들(남성들) 다섯명은 이러한 사항을 어기고 돌아다녔으며 술도 마셨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라이는 ‘개 우리’까지 사용했어야 하냐는 질문에는 “그것까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달 16일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를 봉쇄한 데 이어 17일 마닐라를 포함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700만명이 거주하는 루손섬을 통째로 봉쇄했다. 이에 지방 자치단체별로 검문검색과 통행금지, 봉쇄 조처가 잇따르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21일과 22일 각각 신규 확진자 77명, 73명이 발생하는 등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가 380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25명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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