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상을 당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어머니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근심·걱정을 못다 떨쳐 내고 천상으로 떠나는 발길조차 무겁게 하는 불효를 저질렀다”며 한탄했다. 그는 “먼 길 떠나시는 어머니를 배웅해주시고 지상의 인연으로 힘들어하는 유족들을 위로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모친 구호명 여사의 장례 이틀째인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저로 인해서 내밀한 가족사가 만천하에 들춰지고 골육상쟁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하는, 한 여성으로서 또 어머니로서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겨 드렸다”며 “씻을 수 없는 불효를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머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이 순간만큼은 세상사 모든 풍파에서 자유로워지고 싶고, 어머니의 지나온 여정을 회상하며 조용히 보내드리고 싶다”면서 도 공무원들과 측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이 지사의 당부에도 구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성남시 장례식장에는 정치권과 관가 인사들의 조문이 이틀째 이어졌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정세균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김경협·김병관·백제현·윤후덕·이용득·임종성·노웅래·송영길·정성호 의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추혜선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민주당 내 유력 대선 주자들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도 조문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준 고양시장, 최대호 안양시장, 곽상욱 오산시장, 백군기 용인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지사와 각별한 관계라고 알려진 이국종 아주대 교수와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도 다녀갔다.
조문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비해 개인정보 동의서(이름, 전화번호)를 작성한 후 발열이 없으면 마스크를 쓰고 빈소에 들어갔다. 이 지사를 비롯한 상주 가족들도 빈소에서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둔 채 애도를 받았다. 발인은 15일 오전 5시며, 장지는 경북 봉화 선영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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