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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호의미술여행] 이집트 미술과 기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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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3-13 23:08:43 수정 : 2020-03-13 23: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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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모스 왕 무덤 벽화

고대 이집트 시대 풍요로운 시기를 이룬 한 명, ‘라모스 왕의 무덤 벽화’다. 위는 그가 싸워서 이긴 전투장면을, 아래는 그의 장례 행렬을 담고 있다. 중간은 왕에 대한 기록이 상형문자로 새겨져 있다. 전투 승리 장면으로 왕이 죽은 후에도 적들이 침범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고, 장례 행렬에 침대와 의자 등을 그려 넣어 죽은 왕이 영원히 자신들 곁에 머물러 있기를 바랐다.

그런데 인물 묘사 방식이 좀 이상하다. 머리와 팔과 다리는 옆에서 본 모습으로, 눈과 어깨와 가슴은 앞에서 본 모습으로 나타낸 점이 낯설다. 사실적 묘사 능력이 없어서 그랬을까? 그렇진 않았고, 미술의 기능이나 역할이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것과 달랐기 때문이다.

이집트 미술은 사실적이고 아름다운 형태보다 묘사한 사건과 인물의 형상에 영원성을 담으려 했다. 이를 위해 형태를 되도록이면 명확하게 나타내려 했고, 사물이나 인물의 특징적인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각도로 표현했다. 머리와 팔과 다리의 옆모습과 눈과 가슴의 앞모습이 혼합된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혹자는 이런 점을 헤아리지 못하고, 이집트 미술이 너무 단순하고 유치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이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려본다면 쉽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비례관계나 균형이 철저히 지켜졌기 때문이다. 피라미드 제작에서 보인 기하학적 질서 감각이 인체 묘사에도 적용됐고, 이런 특징이 지중해를 건너서 그리스 미술에 영향을 주었다.

한 통계학자가 전염병 확산에 대한 통계함수를 근거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내놓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조심스러운 예측이 눈길을 끈다. 확진자가 처음 나온 날짜가 2월 19일, 최고조에 달한 시점이 3월 초, 그래프상으로 3월 23일부터는 확진자 수가 10명 이하가 되고 잠복기를 고려하면 4월 5일 경 일상을 찾을 거란다. 물론 돌발변수가 없다는 전제에서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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