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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11년 만에 약세장 진입… 日·中·홍콩도 폭락세 못 면해

입력 : 2020-03-12 23:00:00 수정 : 2020-03-12 22: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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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급락 / 트럼프 부양책 제동에 실망감 / 나스닥·다우지수 일제히 하락 / 아시아·유럽도 폭락세 못 피해 / 브루킹스硏 올 세계 GDP 전망 / “최대 9조달러까지 줄어들 듯” / 국내 금융시장 요동 / 코스피 장중 1808.56까지 하락 / 2020년 1700선까지 급락할 수도 / 금융시장 낙폭 크고 회복세 느려 / ‘투자 빙하기’ 오나 불안감 커져 / 한국은행,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미국 등 주요국의 증권 시장은 11일(현지시간) 무차별 투매로 곤두박질쳤다.

 

뉴욕의 다우존스30지수는 이날 6%가량 떨어지면서 약세장에 진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5%가량 하락했다. 이 지수도 약세장 기준인 20% 가까이 떨어져 강세장 마감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1만4000포인트 이상 하락한 상태로 장이 마감한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중개인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이날 다우지수는 1464.94포인트(5.86%) 하락한 2만3553.22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7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다우지수는 지난달 12일에 최고치인 2만9551.22를 기록, 이날까지 하락폭이 20.3%에 달했다. S&P 500지수는 140.85포인트(4.89%) 하락한 2741.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392.20포인트(4.70%) 내린 7952.05에 각각 마감했다. S&P 500지수는 지난달 19일의 최고치에 비해 19%가 떨어졌다. 시장 가격으로 5조달러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다우지수는 최근 폭락세와 폭등세를 반복하는 널뛰기를 계속하고 있다. 다우지수는 지난 9일 2013.76포인트 폭락했다가 10일에 1167.14포인트 급반등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1464.94포인트가 떨어졌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다. 그러나 연말까지 급여세를 완전히 면제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의회가 거부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졌다. 미국의 대침체 이후인 2009년부터 11년 동안 강세장 행진을 계속해온 다우지수는 이날 약세장으로 돌아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다우지수가 약세장으로 진입하는 데 개장일 기준으로 19일이 걸려 이 지수 출범 이후 최단기 기록을 수립했다”면서 “과거에 약세장 진입에 걸린 기간은 거래일 기준으로 평균 136일이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S&P 500지수가 올해 중반에 현재보다 11% 더 떨어진 2450까지 내려갈 수 있고, 올해 초보다 24%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 하원 세출위원회 회의에서 향후 48시간 이내에 경기부양을 위한 초기 조처를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부양책으로 세금 감면, 대출 보증, 임금 손실을 본 근로자들에 대한 보상, 중소기업과 항공·호텔·여행업계 등에 대한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 하원 세출위원회 소위에 출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부양책과 관련해 "향후 24시간 이내에 (경기부양) 초기 조치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일본 주식시장도 12일 팬데믹 선언 영향으로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도쿄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56.43포인트(4.41%) 내린 1만8559.63으로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225가 마감가 기준으로 1만9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년11개월 만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와 회동하는 것으로 시장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했으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이날 각각 1.52%, 2.20%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도 3.66%의 낙폭을 보였다. 이날 중국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한다는 방침이 전해졌지만 증시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인도 센섹스지수는 8.18% 급락해 하루 기준 역대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유럽 주요 증시도 급락세로 출발했다. 영국 FTSE 100지수는 그리니치표준시로 12일 오전 9시30분 현재 5.78% 하락했다. 프랑스 CAC 40지수와 독일 DAX 30지수도 각각 6.52%, 6.65% 떨어진 상태에서 거래가 진행됐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918년 스페인 독감 수준의 피해가 발생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최소 2조3300억달러(2813조4750억 원)에서 최대 9조달러(약 1경802조7000억원)가량 줄 수도 있다는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분석이 나왔다. 이는 2019년 세계 GDP를 88조달러로 추정할 때 10%가량의 GDP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쇼크…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소식에 국내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자칫 투자 빙하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3.94포인트(3.87%) 하락한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1900선이 무너진 1893.10으로 거래를 시작해 급속도로 낙폭을 키워 장중 1808.5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32.12포인트(5.38%) 하락해 563.49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선물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자 5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사이드카’를 발동시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벌어진 2011년 10월4일 이후 약 8년5개월 만이다.

코스피가 73.94포인트(3.87%) 내리며 장을 마감한 1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마스크를 쓴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0.03.12/남정탁 기자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이 되고 경기침체 문제로 확대되더니 이제는 부채 문제와 금융위기 논란으로까지 번졌다”며 “코로나 사태가 신용 위험을 야기하는 수준까지 확산한다면 올해 한국시장 자기자본이익률이 2008년, 2019년 수준인 6%까지 하향되고 코스피 역시 1700선 수준의 하락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의 변동폭이 이전 감염병 사례와 비교해 더 크고 회복도 느리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스피 최대 하락률은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때 평균 5.6%였다. 이번 코로나19의 경우에는 WHO의 최초 상황보고서가 발표된 1월21일부터 3월5일까지 최대 하락률이 13.6%였다. 과거 감염병 확산 시에는 금융시장 가격변수들이 대부분 13거래일 이내에 직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이번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주가와 장기금리 모두 33거래일이 지난 이달 9일까지도 직전 수준을 하회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암울한 관측이 최근 잇따라 나온다. 골드만삭스 1.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1%, 무디스·노무라증권은 1.4%,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1.6%, JP모건은 1.9%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외의존도가 있는 산업들,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가치사슬에 엮인 분야들, 국제적인 물적·인적교류가 많은 부문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부채가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 정도와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을 살피면서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다음 금통위는 4월9일 열리지만 일각에서는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워싱턴·도쿄·베이징=국기연·김청중·이우승 특파원, 세종=우상규 기자, 김범수·김희원 기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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