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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직원이 무슨 죄?” 버리고 간 마스크 ‘불안·찝찝·화들짝’ [김기자의 현장+]

입력 : 2020-03-07 09:00:00 수정 : 2020-03-06 21: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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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버린 마스크…몰지각한 행동 ‘눈살’ / “직원은 버려진 마스크를 일일이 만지며 손으로 분리” / “바람에 난린 마스크…화단·가로수에 걸리기도” / “골목길 종량제봉투 윗부분에서는 두고 간 마스크가 널브러져” / 마스크 버릴 때는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한 카페 쓰레기 처리함 위에 버려진 검은 마스크가 쟁반 위에 놓여 있다.

 

“마스크를 그 자리에 두거나 버리고 가신 분들이 계세요. 그래도 쓰레기 수거함에 버려주시면 그나마 다행인데, 쟁반이나 심지어 머그잔 속에 넣고 가신 분도 계셨어요. 손으로 만져야 하는데, 찝찝하고 불안하기도 하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마스크 공급량이 확 늘면서 버려지는 마스크도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 쓰레기 수거함은 물론이고 상점·카페·음식점·거리 가릴 것 없이 버려지는 마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1시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 길거리. 점심을 마친 직장인들은 흡연구역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인 급한 듯 삼삼오오 걸으며 주머니 속에서 담뱃갑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흰 마스크를 손에 쥐거나 착용하긴 했지만, 턱 아래로 내려쓰고 얼굴 일부에만 걸치는 등 코와 입을 노출된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들이 떠난 자리는 담배꽁초와 함께 마스크 그리고 일회용 컵이 근처 화단까지 버려져 있었다. 가로수마다 버려진 마스크는 각종 쓰레기와 함께 눈에 띄었다.

 

점심때만 버려지는 마스크가 늘어나 환경미화원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특히 이날은 바람이 불어 마스크가 이리저리 굴러다니기도 했다. 여의도역 인근 길거리에서 만난 한 환경미화원 “오늘은 날씨가 차 나온 사람이 없어서 그나마 없지, 그제는 마스크를 줍기 바빴다”고 했다. 이어 “밤에 버리고 간 마스크는 아침에 줍기 힘들다”며 “화단에 들어가 일일이 손으로 줍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장갑을 껴도 “찝찝·짜증”

 

여기뿐만 아니었다. 마스크는 장소를 따지지 않고 버려졌다. 영등포역 인근 한 카페. 쓰레기 처리함 위에는 마셨던 음료 잔과 함께 버리고 간 검은 마스크가 쟁반 위에 놓여 있었다. 쓰레기 처리함에 ‘일반 쓰레기’, ‘음료’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분리수거를 유도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쓰레기는 쌓여 만 갔다. 영등포역 입점 된 카페도 사정은 비슷했다. 쓰레기 처리함 위에 놓인 쟁반을 정리하던 직원은 쓰레기와 마스크를 손으로 집어넣고 있었다. 한 직원은 “오전이나 한가할 땐 그나마 괜찮은데, 손님이 몰리는 점심때가 되면 쓰레기까지 치워야 해서 정신이 없어요”라며 하소연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 화단에는 마스크가 쓰레기와 함께 버려져 있다.

 

버려진 마스크를 보는 손님도 불쾌하긴 마찬가지. 인근 직장인 이모(47)씨는 “버리고 가신 분들도 무의식적으로 버린 게 아닌가 해요”라며 “그래도 요즘 같은 민감한 시기에 조심하면 좋겠어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함께 있던 지모(51)씨는 “주의해야죠”라며 “한편으로는 이해는 하는데, 그래도 민감한 시기에 이렇게 버리고 가면 사람들이 욕합니다. 또 주위에 민폐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쓰레기 수거함 속에는 각종 마스크가 뒤섞여 있었다.

 

‘마스크는 버리고 들어갑니다’

 

“집에 애들도 있어서, 마스크는 버리고 들어가죠. 종일 쓰던 마스크는 먼지도 있고 축축 하잖아요”

 

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골목길에 마스크가 버려져 있다.

 

코로나 19 대한 불안으로 마스크를 버리고 간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날 용산구 한 주택가. “CCTV 촬영 중 쓰레기 분리해서 집 앞에 버려주세요”라는 붉은 경고문 아래에는 쓰레기봉투와 함께 마스크가 널브러져 있었다. 여기뿐만 아니었다. 공원과 지하철역 주변 심지어 사용한 마스크를 검은 봉지에 담아 가로수 밑동에도 끼워져 있었다. 인근 주민 정모(27)씨는 “뜸한 시간이고 버려진 종량제봉투가 있어서 그 주변으로 버리고 집으로 가는 것 같아요”라며 “양심에 맡겨야죠. 방법이 있겠어요”라며 버려진 마스크를 가리키며 인상을 찌푸렸다.

 

한편 환경부가 내놓은 ‘재활용품 분리배출 지침’에 따르면 착용한 마스크는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손이 잘 닿지 않게 소독제를 뿌리거나 비닐봉지에 담아 버려야 한다. 혹시 모를 감염을 대비해 마스크를 버린 뒤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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