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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민주당의 부끄러운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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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8 23:11:50 수정 : 2020-02-18 23: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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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리 교수 고발 사태는 반민주적 행태 / 역대 총선 안하무인 정당은 반드시 심판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났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비판 칼럼을 쓴 고려대 임미리 연구 교수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가 여론의 비난에 떠밀려 취하했다. 당 안팎의 거센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에 몇 가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민주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민주당 강령 전문엔 “4월혁명, 부마민주항쟁,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 촛불시민혁명의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임 교수는 칼럼에서 민주당을 향해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인사 홍세화씨는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는 오로지 지지자에게만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민주주의자가 없다”며 “민주라는 말을 능멸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짓밟은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논할 자격이 없으며 더 이상 “촛불의 주역이 아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인 2015년 8월31일에 “권력을 비판했다 기소당한 시민·언론인을 지원하겠다”며 당내에 ‘표현의 자유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지난 대선에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권력을 이용해 정치적 의사 표현에 재갈을 물리려 했던 임미리 교수 고발 사태로 민주당의 이중적이고 반민주적인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민주당은 과연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자정 능력이 있는가? 민주당은 공보국 명의로 “고발 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한다”는 성명 하나로 사태를 종결시키려고 했다. 그러면서 “임미리 교수는 안철수의 싱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으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됐다”며 또다시 논란을 키웠다. 고발인인 이해찬 대표의 공식 사과와 관련 책임자 문책이 없는 민주당의 황당한 대처는 “비판적인 국민의 소리는 무조건 듣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민주당의 이런 오만한 행태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이 이견을 해소하는 방식은 메시지를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메신저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확연히 구별되는 ‘문(文)주주의’의 특징”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과거 권위주위 정권 시절 민주화 투쟁을 이끌었던 고(故)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가? 지난해 8월 16일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 이인영 원내대표는 “김대중·노무현의 길과 박정희와 그 후예들의 길이 경쟁하고 있는 현실에서 김대중·노무현의 길로 멋지게 (총선) 승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주의 가치를 무너뜨린 잘못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반성하지도 않는 것은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배반하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 심판론’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갤럽의 2월 둘째 주 조사(11∼13일)에 따르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지원론’(43%)보다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견제론’(45%)이 앞섰다. 한 달 전 조사(1월 7∼9일)에서는 정부 지원론이 견제론보다 무려 12%포인트 앞섰으나, 이번에 역전됐다. 민주당의 잇단 악재에 불만이 쌓인 중도층에서도 지원론(39%)보다 견제론(50%)이 훨씬 많았다. 이는 지난달(52% 대 37%)과 비교해 크게 역전된 결과다.

역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권력이 공천에 깊숙이 개입하거나, 잘못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반성하지 않는 안하무인 행태를 보인 정당에 대해 분노하고 반드시 심판했다. 유권자는 결코 어리석지 않다는 뜻이다. 한때 현 정권은 “야당 복 하나는 타고 났다”는 말이 회자됐다. 지금은 보수층에서 “조국, 유시민, 추미애, 이해찬 모두 ‘참 고마운 분들’이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민주당은 “작은 승리를 큰 승리로 착각한 자들에 의해 파국이 시작된다”는 청와대 연설 비서관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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