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종일관 ‘웃음꽃’… 네 여인의 비밀은?

입력 : 2020-02-11 20:31:59 수정 : 2020-02-11 20:31:5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장진표 코미디 연극 ‘꽃의 비밀’ / 배종옥 남장 연기 등 폭소 선사
단체여행을 떠난 네 남편의 사고로 가입 직전 단계인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해 좌충우돌 남장소동을 벌이는 이탈리아 시골 마을 여인들의 코미디 ‘꽃의 비밀’. 파크컴퍼니 제공

‘꽃의 비밀’은 ‘택시드리벌’ ‘서툰 사람들’ ‘박수칠 때 떠나라’ ‘웰컴 투 동막골’ 등의 계보를 잇는 ‘장진’표 연극이다. 코미디 명인으로서 장진 연출이 직접 대본을 쓴 작품답게 종횡무진으로 뻗어나가는 사건 속에 생생한 성격을 지닌 등장인물들의 ‘말펀치’가 쉴 새 없이 웃음을 터트리게 만든다. 2015년 초연이 2016년 연장공연, 재연으로 이어진 후 다시 삼연이 시작됐다. 흥행성이 검증되면서 지난해에는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에서도 현지 제작됐다.

무대는 이탈리아 서북부 시골 마을 ‘빌라 페로사’의 ‘왕언니’ 격인 소피아 집 거실이다. 이곳에 매일 모여 온갖 일상을 공유하는 이웃은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며 배우를 꿈꿨지만 농부 아내로 살아가는 모니카와 역시 공대 수석 졸업생이지만 농사일과 집안일을 떠맡은 지나, 남편에 대한 불만을 술에 의지하는 자스민이다. 여느 때처럼 평범하던 이들의 일상은 함께 축구 경기를 관람하겠다며 이웃 대도시로 떠난 남편들이 사고를 당하면서 급변한다. 알고 보니 이들은 축구 경기를 보러 간다며 다른 도시로 외도 여행을 떠난 거였다. 남편 없이 생계를 꾸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부닥친 이들은 마침 남편 이름으로 들어놓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각자 자신의 남편으로 변장하며 보험 가입 마지막 관문인 신체검사를 받게 된다.

‘장진’표 연극답게 극의 재미는 맛깔나는 대사와 포복절도할 상황에서 나온다. 남편에게 전화하려는 지나에게 부부생활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소피아는 “아니 부부끼리 왜 전화를 해”, “전화해서 안 받는다고 다시 전화 거는 남편이 세상에 어디있냐”고 타이르는 식이다.

‘꽃의 비밀’무대에서 빛나는 건 호흡이 척척 맞는 여배우들의 연기다. 소피아 역에는 강애심 이선주, 자스민 역에는 배종옥 조연진, 모니카 역에는 김규리 김나연, 지나 역에는 문수아 박지예, 보험 공단 의사 카를로 역에는 박강우 최태원, 보험 공단 간호사 산드라 역에는 전윤민 김명지가 출연한다.

지난 5일 공연에선 수많은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영화에서 활약한 중견배우 강애심이 ‘왕언니’답게 극을 이끌어나갔다. 능청맞은 아줌마의 천연덕스러운 남장 연기는 후배들을 이끌며 ‘장진’표 연극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역시 중견배우로서 코미디에 출연해 파격적인 남장 연기로 웃음을 만들어낸 배종옥과 연극 첫 도전임에도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배역을 소화해 낸 김규리 연기도 돋보였다.

반전을 거듭하는 줄거리에 계속 웃던 객석에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건 ‘연대’에 대한 공감이다. 각자 사연을 지닌 네 여성이 하나로 뭉쳐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쌓인 우정과 연대는 객석과 공유하는 소중한 경험이며, 제목이 뜻하는 대로 ‘꽃의 비밀’이다. 서울 대학로 서경대공연예술센터에서 3월1일까지.

 

박성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