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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공간으로 사랑받는 서울지하철

입력 : 2020-01-15 03:30:00 수정 : 2020-01-15 01: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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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드라마 등 다양한 대중매체서 단골 소재로 각광 / 시민들 하루 750만명 이용 친숙 / 서울 교통公 “작년 촬영 총 336건” / 6호선 녹사평역 가장 인기 높아 / KBS 다큐 등 총 21건 찍어 호평 / 역명 상표·저작권 없어 사용 쉬워 / 사장 대행 “시민 감성 만족시킬 것”
지하철 2호선 신설동역의 ‘유령 승강장’ 모습. 1974년 만들어진 이곳은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 되면서 촬영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합’치면 ‘정’이 되는 합정인데 왜 우리는 갈라서야 하나∼” 지난해 MBC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유재석이 발표한 노래 ‘합정역 5번 출구’의 가사 일부다. 지하철 합정역을 소재로 다룬 이 노래는 독특한 가사로 큰 인기를 모았다. 하루 750만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은 시민 일상과 떼어놓을 수 없는 친숙한 존재다. 대중가요나 뮤직비디오, 드라마 등 다양한 대중매체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서울교통공사는 14일 교통수단을 넘어 문화·예술 공간으로 다가가고 있는 서울 지하철의 모습을 소개했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역에서 이뤄진 촬영은 총 336건에 달했다. 하루에 한 건 정도 있었던 셈이다.

가장 인기가 많은 장소는 6호선 녹사평역이었다. 이곳에서는 KBS 다큐멘터리 ‘용산공원, 그 미래를 묻다’, 우리은행 홍보영상 등 총 21건이 촬영됐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녹사평역 안에 공공미술과 식물이 어우러진 ‘공공예술정원’이 생겼는데 호평을 받으면서 촬영 신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십리역(2·5호선, 12건), 신설동역(1·2호선, 10건)도 촬영 명소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신설동역의 ‘유령 승강장’은 뮤직비디오나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1974년 만들어진 이곳은 노선 계획이 변경되면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 됐다. 옛 지하철 역명판 등이 그대로 남아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에서 촬영된 뮤직비디오는 그룹 트와이스의 ‘치어업’, 비스트의 ‘리본’, 엑소의 ‘라이트세이버’ 등이고, 드라마는 tvN의 ‘사이코메트리 그녀석’과 ‘싸우자 귀신아’, SBS ‘아테나: 전쟁의 여신’, KBS ‘아이리스’ 등이 촬영됐다.

지하철역을 소재로 한 대중가요도 인기다.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원조’ 곡은 1990년 그룹 동물원의 ‘시청앞 지하철역에서’다. 이밖에 1997년 발매된 밴드 자우림의 ‘일탈’에는 ‘신도림역 안에서 스트립쇼를∼’이란 가사가, 가수 왁스의 ‘지하철을 타고’(2002년 발매)에는 ‘지하철을 타고 약수역 금호역 다리 건너 압구정에 내려∼’라는 가사가 있다.

지하철 역명을 노래에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까? 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역명은 별도의 상표권이나 저작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없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촬영은 이용객들의 불편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영화·드라마·광고 등 영리영상물의 경우 휴일을 제외한 촬영 희망일 7일 이전까지, 비영리영상물은 4일 이전까지 공사 홈페이지 등에서 신청하면 된다. 영리영상물을 촬영할 때는 보통 A(대합실·개표구)·B(주행 중인 전동차 안·혼잡역사)·C(공사건물·사무공간)·D(차량기지·주행차량 운전실) 등 촬영구역에 따라 2시간 10인 기준으로 30만∼90만원의 이용수수료를 내야 한다. 최정균 서울교통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지하철은 이제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문화와 예술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됐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감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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