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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역사를 바꾼 기적 같은 전투… 42년 대장정 끝낸 ‘스타워즈’

입력 : 2020-01-08 06:00:00 수정 : 2020-01-07 21: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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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에 반격 나선 해외영화 2편 / ‘미드웨이’: 재난영화의 거장, 20년 만에 완성… 당시 日에 희생당한 中 자본으로 제작 /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9번째 이야기… 뻔한 전개에도 영상미에 흠뻑 빠져들어
미국 해군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의 폭격기 조종사 딕 베스트(에드 스크레인·왼쪽)와 그의 동료. 누리픽쳐스 제공

한국영화가 박스 오피스 상위권을 탈환한 새해 극장가, 외국영화의 반격이 시작됐다.

그 서막을 알린 건 ‘미드웨이’다. 재난영화의 거장 롤란트 에머리히 감독의 역작인 이 영화는 지난해 12월31일 개봉해 한국영화들의 틈바구니에서 선전하고 있다. 8일 개봉하는 디즈니의 올해 첫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지 주목된다. 두 작품은 영웅들이 주인공인 해외 블록버스터란 점 외에도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와 믿음, 단결의 중요성이란 공통분모를 공유하고 있다.

영화 ‘미드웨이’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일본 해군 항공모함이 폭파되는 장면. 1942년 6월4일 시작된 이 해전에서 미국이 승리를 거두며 태평양전쟁의 전세,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었다. 누리픽쳐스 제공

◆“이것이 전쟁영화”…감독 열정으로 20년 만에 탄생한 ‘미드웨이’

‘미드웨이’는 1942년 6월4일 미드웨이 해전 첫날을 스크린에 옮겼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정보 실패인 1941년 12월7일 일본의 진주만 공습 이후 미국이 6개월 만에 태평양전쟁 전세를 어떻게 뒤집었는지 생생히 그려냈다.

‘인디펜던스 데이’(1996)와 ‘투모로우’(2004), ‘2012’(2009) 등 재난영화의 본보기를 제시한 에머리히 감독은 이번엔 “이것이 전쟁영화”라고 말하는 듯하다. 잭 스마이트(1925∼2003) 감독이 1976년 이미 영화화한 ‘미드웨이’와 비교하면 영화의 사실성이 부각된다. 신파적인 요소도 없다. 1976년의 ‘미드웨이’는 실존 인물들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다른 전쟁영화 장면을 차용했다는 이유로 평단의 호평을 받지 못했다.

영화의 탄생 과정은 실화 못지않게 극적이다. 에머리히 감독의 열정과 집념으로 20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1990년대 말, 그는 소니 픽처스 소유의 컬럼비아 트라이스타와 손잡고 영화화를 추진했으나 소니가 1억달러가 넘는 제작비에 난색을 표해 무산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1년 ‘진주만’이 개봉했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중국으로 눈을 돌려 제작비를 충당했다. 제작비를 1억달러(약 1166억원)로 줄이기 위해 촬영 일정을 90여일에서 65일로 단축해야 했다. 그의 집념에 우디 해럴슨과 패트릭 윌슨, 에드 스크레인, 데니스 퀘이드 등 명배우들이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합류했다.

에머리히 감독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자유를 위한 투쟁에 대한 영화”라며 “시각효과(VFX) 때문에 1억달러 미만의 제작비로는 불가능했고 힘들었지만 해냈다”고 말했다.

진주만 공습과 미드웨이 해전 사이, 1942년 4월18일 둘리틀 공습이 있었다. 미 해군은 제임스 둘리틀(1896∼1993) 중령의 지휘 아래 일본 본토를 공습했고 생존자들은 중국을 거쳐 미국에 돌아갔다. 일본의 보복으로 중국 민간인 약 25만명이 희생됐다. 이 영화가 중국 자본을 유치해 만들어지고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건 당연한 수순일지 모른다.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개봉해 미국(5619만여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4188만여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여전사 레이(데이지 리들리·앞)를 위시한 은하계 저항군의 모습. 뒤 왼쪽부터는 츄바카와 로봇 BB-8, D-O, C-3PO, 포 대머론, 핀.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42년 대장정 마침표…‘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또 다른 스카이워커, 영웅의 탄생과 함께 한 시대의 종말을 고한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새로운 희망’(1977)으로 시작된 스타워즈 시리즈는 9번째 이야기인 이 영화를 끝으로 42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은하계 저항군 지도자인 레아 공주의 뒤를 잇는 여전사 레이(데이지 리들리)와 어머니 레아를 등지고 악당 퍼스트 오더 편에 선 카일로 렌(애덤 드라이버)은 최후의 대결을 펼친다. 악의 축 팰퍼틴이 부활해 선악의 대립 구도는 더 선명해진다.

저항군은 열세에 몰리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다. “우리의 믿음을 깨는 게 놈들의 전략이야. 동지들이 와 줄 거야.” 이 말은 곧 현실이 된다.

한편으론 대척점에 선 레이와 렌이 내적 갈등 끝에 각자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죽은 줄 알았던 팰퍼틴이 다시 등장한 이유가 있다.

스타워즈 골수팬이라면 다소 뻔한 전개에 실망할 수 있지만 141분 41초란 러닝 타임이 아깝진 않다. 스타워즈 세계관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영화를 보다 보면 영상미에 빠져들게 된다.

지난 42년간 명맥을 이어 온 스타워즈 시리즈는 공상과학(SF) 영화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또 전 세계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팬들은 명대사 “May the Force be with you(포스가 함께하길)”와 발음이 비슷한 5월4일을 ‘스타워즈 데이’로 정해 매년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우주를 기반으로 한 로널드 레이건 정부의 전략방위구상(SDI)은 ‘스타워즈 계획’으로 불렸다. 프랑스펜싱협회(FFF)는 지난해 스타워즈 광선검을 펜싱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그 사이 ‘레아’ 캐리 피셔(1956∼2016), ‘추바카’ 피터 메이휴(1944∼2019) 등 원년 멤버들도 하나둘 세상을 떠났다. 다만 피셔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만날 수 있다. 제작진은 전작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 속 피셔의 모습을 사용해 구현해 냈다.

시리즈는 끝났지만 이야기는 계속된다. 디즈니는 지난해 11월 스타워즈 세계관을 바탕으로 드라마 ‘만달로리안’을 만들어 자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 공개했다. 올해 시즌 2가 나올 예정이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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