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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70m 폭풍 드리블… ‘인생 골’ 갈아치우다

입력 : 2019-12-09 06:00:00 수정 : 2019-12-08 20: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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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리戰 1골 1도움 맹활약… 토트넘 5-0 완승 앞장 / 시즌 10호골… ‘월드클래스’ 입증 / 4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달성 / 지난해 11월 첼시戰 ‘원더골’ 능가 / 손 “운이 좋았다… 모든 골 소중해” / 모리뉴 “내 아들, 손나우두라 불러”

토트넘 손흥민(27)이 8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열린 번리와의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홈경기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전반 32분 자기 진영 페널티지역 인근에서 볼을 잡았다. 상대의 공격이 끊긴 역습 상황이었기에 패스할 동료를 찾았지만 마땅치 않자 그는 공을 치고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폭풍 같은 그의 질주에 번리 수비진은 당황한 듯했고 손흥민은 어느새 하프라인을 넘어섰다. 위기를 눈치챈 수비수들이 손흥민에게 접근했지만 이미 가속이 붙을 대로 붙은 그의 쇄도 앞에 추풍낙엽처럼 흩어졌다. 이때 손흥민의 최고 속력은 시속 33.41㎞에 달했다. 이렇게 70m를 내달려 골키퍼와 마주한 손흥민은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지켜본 이들 모두 놀라움에 입을 다물 수 없는 ‘원더골’이었다. 지난해 11월 첼시전에서 50m를 질주해 골을 넣은 바 있는 손흥민은 인생 최고 골을 이 장면으로 갈아치우며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이 골에 앞서 손흥민은 0-0이던 전반 4분 후방에서 들어온 공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해리 케인에게 연결해 케인의 오른발 선제 중거리슛 득점을 돕는 등 이날만 1골 1어시스트로 활약하며 팀의 5-0 완승에 앞장섰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2골을 기록한 케인에게 평점 만점인 10을 주고 손흥민에게는 평점 9.3을 줬다. 무엇보다 이날 조제 모리뉴 감독 부임 이후 득점력 저하 우려를 씻어낸 골을 그것도 자신의 ‘인생골’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손흥민은 모리뉴 체제 초반에는 역습을 선호하는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중앙에서 득점을 노리기보다는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골을 보내는 도우미 역할에 충실했다. 모리뉴 감독 전술상 중요한 자리지만, 득점은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골을 제 발로 직접 해결하며 ‘모리뉴의 아들’로 다시 태어났다.

 

특히 이날 득점은 손흥민의 시즌 10호째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골 달성이라는 이정표도 따라왔다. 2016∼2017시즌 21골(정규리그 14골), 2017∼2018시즌 18골(정규리그 12골), 2018∼2019시즌 20골(정규리그 12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 정규리그 5골,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5골을 넣었다. 도움은 정규리그 7개와 UCL에서의 활약을 합쳐 총 9개다. 정규리그 7도움은 1위 케빈 더 브라위너(맨시티)와 2개 차로 리그 2위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후 “사람들 없는 공간으로 볼이 갔고, 타이밍과 운이 잘 맞아떨어졌다”라면서 “처음부터 볼을 잡고 돌파해서 골을 넣겠다고 생각을 한 적은 없다. 그런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인생골’이라는 찬사에 대해선 “나에게는 모든 골이 소중하다. 셰필드전 때 굴절돼 들어간 골도 소중하다”고 답했다. 모리뉴 감독은 “내 아들은 손흥민을 ‘손나우두’라고 부른다”라며 손흥민에게 새 별명을 부여했다. 브라질의 전설적 골잡이 호나우두에 손흥민을 빗댄 것이다. 모리뉴 감독은 “엄청난 골이었다”며 “손흥민의 득점이 터지는 순간 내가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 보비 롭슨 감독 옆에서 호나우두의 기막힌 득점 장면을 봤을 때가 떠올랐다”고 기뻐했다. 그는 또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박지성에 관해 이야기했던 것을 기억한다”며 “한국 선수들은 지도하기가 아주 좋다. 손흥민은 환상적인 선수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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