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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전문가들 “세계 경제 어려운데 탈출구도 마땅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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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06 03:30:00 수정 : 2019-11-06 00: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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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

“오늘날 세계 경제 전망은 어두워 보인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치는 구매력평가(PPP) 기준 3% 정도로 10년 만에 최저다. 전 세계 GDP 중 19%에 달하는 국가들이 전체적으로 둔화하고 있다.”(기안 마리아 미레시-페레티 국제통화기금(IMF) 조사국 부국장)

 

“내년에는 G4 국가의 경제가 안정세를 보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반등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왜 그렇게 낙관하는지 모르겠다. 무역 갈등이 교역을 둔화시키고 있고 원유공급에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위험 또한 여전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경제가 안 좋을 때 사용해야 하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마이클 허치슨 UC산타크루즈대 경제학 교수)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G20 글로벌 금융 안정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연설을 듣고 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세계 금융시장의 현황과 주요 위험요인, 대응방안 등이 논의됐다. 연합뉴스

5일 기재부‧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2019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 참석한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올해에 이어 내년 경제 전망도 밝지 않고, 어려움을 타개할 만한 수단 또한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첫 번째 세션 발표자로 나선 미레시-페레티 부국장은 현재 전 세계 경기 둔화의 원인으로 최근 일부 선진국에서 나타났던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성장세, 신흥국의 성장 부진, 무역갈등을 꼽았다.

 

그는 “최근 일부 선진국들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최근 이 수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이를 경기 둔화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미레시-페레티 부국장은 최근 잠재성장률보다 성장세가 가팔랐던 미국, 중국 등을 예시로 들었다.

 

신흥국이 최근 성장 부진을 겪고 있다는 것도 세계경기 침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브라질과 멕시코는 올해 1% 미만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아르헨티나, 터키 등 일부 국가는 경제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미레시-페레티 부국장은 “베네수엘라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35%에 달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큰 규모는 아니라고 해도 이들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것은 세계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갈등 역시 투자 수요에 영향을 미쳐 경기부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세계 경제가 어려운 것이 뻔히 보이지만 이를 타개할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흔히 경제가 어려울 때 사용되는 두 개의 큰 정책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다. 통화정책은 금리를 조절해 경기를 부양시키는 방법이고, 재정정책은 돈을 풀어 경기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마이클 허치슨 UC산타크루즈대 교수(경제학)는 “최근 들어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한 국가가 많아지고 있다”며 “스위스 같은 경우 30년물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고 독일은 25년물 국채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건 전례 없는 모습”이라고 경고했다. 허치슨 교수는 “이는 통화정책에 있어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재정정책에 대한 여력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허치슨 교수는 “전형적인 거시경제정책으로서 재정부양책이 있지만 이 또한 여력이 크지 않다”며 “미국은 2017년 대규모 감세를 하면서 정부 부채가 늘어났고 일본 역시 채무문제가 있다. 유럽도 프랑스, 스페인 등 국가들은 GDP 대비 부채비율이 100%를 넘는다”고 밝혔다.

 

허치슨 교수는 재정정책에 대한 여력이 없다는 점에 더해 재정정책이 경기부양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양적완화와 관련된 연구를 보면 양적완화의 영향이 상당히 미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향이 거의 0에 가깝다는 건데 이런 정책에 기대야 한다는 것은 사실상 기댈 게 거의 없다는 뜻이다”라며 “우리가 훨씬 더 가파른 하강기에 접어든다면 ‘어떤 정책에 의존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다른 경제전문가들 역시 한목소리로 세계 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아이한 코세 세계은행(WB) 개발전망국장은 “경기 사이클에서 우리가 어디쯤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교역에서의 성장은 사실상 2007~2009년 위기 이후 최저점에 도달한 상태다”라며 “엄청난 금융위기는 아니었지만 2012년 유럽채무위기가 도래했었다. 올해의 경우 2012년에 봤던 수치와 비슷하거나 어쩌면 더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레사 그리니 하와이대 교수(경제학)는 미중 무역갈등이 세계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그리니 교수는 “시장 불확실성과 무역 보호주의는 금융시장 불안정을 야기하고 경제성장을 해친다”며 “무역전쟁은 거스를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수 있고 이런 문제가 일어나고 나면 관세전쟁이 있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니 교수는 “결국에는 다자간 지지를 받아 WTO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이를 통해서 무역전쟁에 따른 비용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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