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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이자람, 판소리로 재창작

입력 : 2019-11-03 20:27:34 수정 : 2019-11-03 20: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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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부터 12월 1일까지 공연

소리꾼 이자람이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로 무대에 선다.

두산아트센터는 판소리 창작자 이자람의 신작 판소리 ‘노인과 바다’를 이달 26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공연한다고 3일 밝혔다.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이기도 한 이자람은 ‘사천가’ ‘억척가’ ‘이방인의 노래’ 등에서 탁월한 연기와 판소리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배우이자 판소리 창작자다. 비평계로부터 “이자람은 우리 공연예술계에 드문 재주꾼이다. 재주꾼이라 하면 외적 표현에 능한 인물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자람은 속도 꽉 찬 진정한 재주꾼이다. 판소리를 우리 시대에 진정으로 다시 살게 했고 판소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었다는 면에서 우리 공연예술계에 큰 자극제가 되었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매 공연 때마다 큰 호응을 얻으면서 팬층도 두꺼워 이번 공연 역시 지난달 말 인터넷 판매 창구가 열린 지 3분 만에 전 공연이 매진됐다.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 홀로 고기잡이하는 노인이었다. 오늘까지 84일 동안 그는 고기를 한 마리도 낚지 못한 채 시간을 보냈다”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노인과 바다’는 바다 깊은 곳 청새치와 수면 위에서 홀로 낚싯줄을 붙잡고 버티는 노인의 한판 싸움이다.

3년 만에 자신만의 판소리 무대로 돌아온 이자람은 ‘노인과 바다’를 오롯이 자신만의 목소리로 재창작해 선보인다. 이자람은 “작업 과정에서 가장 힘있게 다뤄야 할 것이 노인의 건강한 체념인 줄 알았다가, 버리지 않는 희망인 줄 알았다가, 주어지는 삶을 버텨내는 것인 줄 알았다가, 청새치와의 싸움인 줄 알았다가, 지금은 그 모든 크고 작은 싸움이 작업을 하는 나 스스로에게 와 있다”며 “소리를 하는 이자람에게 소리할 대본과 작창을 만들어 주고 싶은 이자람이 작품을 고르고, 열심히 창본으로 다듬고 문장과 단어에 음을 새기고 있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청새치와 싸우는 그 길고 지난한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주어지는 질문들. 노인의 바다 위와 나의 삶이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이는 순간이 잦다”며 “모든 싸움은 늘 나에게 묻는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원하고 있는 너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가”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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