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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계급투쟁에 대한 날선 교훈 전해”

입력 : 2019-11-01 06:00:00 수정 : 2019-10-31 21: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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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올해의 영화’로 선정 / 봉준호 감독 작품 집중 조명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은 호러와 풍자, 비극이 혼합된 현대판 우화로, 한국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나 벌어지고 있는 계급투쟁에 대한 날카로운 교훈을 전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올해의 영화’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사진)을 선정하며 봉 감독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했다.

신문은 “한국에서 7000만달러를 벌어들인 ‘기생충’이 한국 사회가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논쟁을 이어가게 했다”며 “비슷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에서도 봉준호는 이 영화를 통해 소수 마니아가 열광하던 감독에서 세계적인 일류 감독으로 도약했다”고 평가했다.

NYT는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기생충’이 내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뛰어넘어 작품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봉 감독은 사실적이지 않은 추적·싸움 장면을 연출하는 것을 즐기지만 사람의 심리나 영화적 공간을 놓고는 장난을 치지 않는다”면서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의 액션과 리액션은 종종 놀랍지만 절대 말이 안 되는 게 아니다. 그의 인물들은 중력과 밀도, 우아함과 어느 정도의 우둔함을 겸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이 연출한 7편의 영화를 훑으면서 ‘기생충’이 ‘괴물’, ‘설국열차’, ‘옥자’에 비해서는 좀 더 현실적이며, 그의 초기작인 ‘플란다스의 개’나 ‘살인의 추억’과 좀 더 가깝다고 평했다.

신문은 “봉 감독의 영화는 대담하고 밝으며 풍부한 색깔과 분명한 연기(연출)로 채워진다”면서 “재미있고 서스펜스가 넘치며 간간이 액션장면이 끼어들어 극장에서 지루해하던 관객들마저 자세를 고쳐잡고 헉하고 숨을 참게 만든다”고 극찬했다. ‘기생충’에는 그러한 장면이 최소한 여섯 번 등장하며, 그중 가장 전율하게 만든 장면은 아마도 주인집 아들이 마당 텐트에서 캠프를 할 때 거실 커피 탁자 아래 세 명이 몸을 숨기고 있던 장면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YT는 “봉 감독 작품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진정성”이라며 “악의와 게으름, 자기기만의 연대기 속 깜빡이는 따뜻한 인간애가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생충’을 올해의 영화로 만들고, 봉준호를 세기의 감독으로 만드는 것은 인생을 판타지인 동시에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대단히 은유적이면서도 동시에 통렬하게 묘사해내는 데 성공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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