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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구직지원금 74% 생활비로 소비

입력 : 2019-10-28 20:19:19 수정 : 2019-10-28 20: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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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업효과 분석 결과 / 알바 비율 25.3%→16.9% 감소 / 구직활동 시간 17.2% 늘었지만 / 지원금 대부분 식비·물품구매 / 취업성사 영향 분석 포함 안돼 / 일각 ‘반쪽짜리’ 지적 쏟아져

문재인정부의 ‘청년 3대 정책’ 중 하나인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이 지급된 지 약 반년 만에 정부가 사업 효과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미취업 청년에게 최대 30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으로, 정부는 지원금을 받은 후 청년 구직자의 구직활동 시간·횟수가 늘었고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뛰는 청년 비율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본래 사업 목적인 일자리 효과 관련 분석은 빠져 있어 일각에서는 정부의 성급한 정책효과 홍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9일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사업효과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경제적 부담 때문에 일·학습을 병행해야 했던 청년 등이 경제적·심리적 부담에서 벗어나 구직활동에 집중하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만 18∼34세 미취업 청년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지급하는 제도로, 학교를 졸업·중퇴한 지 2년을 넘지 않으면서 중위소득 120%(올해 4인가구 기준 월 554만원) 이하인 청년들이 지원 대상이다. 올해 총 8만명 지원을 목표로 약 1582억원의 예산이 배정됐고,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만 약 1642억원의 예산을 신청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1∼3기(3∼5월 신청자) 선정자 3만61명에 대한 사전 설문조사와 1기 선정자 가운데 9417명을 대상으로 사후 설문조사한 결과 아르바이트를 뛰는 청년의 비율은 사전 25.3%에서 사후 16.9%로 8.4%포인트 낮아졌다. 구직활동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한 경우에도 아르바이트 주당 평균 일수가 2.95일에서 2.73일로, 하루 평균 시간이 5.69시간에서 5.33시간으로 줄었다.

지원금을 받은 청년들의 구직활동 시간과 참여율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구직활동 시간이 지원금 참여 전 6.33시간에서 참여 후 7.42시간으로 17.2% 증가했다. 입사 서류 제출, 면접 등 직접 구직활동 참여자 비율은 38.5%에서 44.9%로, 외국어시험 응시 등 간접 구직활동 참여자 비율은 57%에서 79.8%로 늘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발표가 ‘반쪽짜리 분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원금이 취업 성사에 미치는 영향 등 일자리 효과 분석이 빠져 있고, 지원금을 받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라서 긍정 답변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정부가 올해 국정감사에서 받은 ‘눈먼 돈’ 비판은 생략하고 심층 인터뷰 사례 중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해 발표했다는 지적도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에 따르면 지원금 사용 사례 중 ‘여름 무더위 대비’를 위한 에어컨, ‘인터넷 강의 수강용’ 태블릿PC 구입 등도 고용부의 승인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원금이 사실상 구직활동 연계성이 떨어지고, 단순 ‘생활보조비’ 성격이 강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고용부가 1∼3기 선정자의 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10건 중 3건이 식비(58만2983회, 33.3%)에 사용됐고, 소매유통(47만9878회, 27.4%)과 인터넷 구매(23만672회, 13.3%) 등이 뒤를 이었다. 밥을 먹고 물건을 구매하는 데 대부분(74%)을 소비했다는 뜻이다. 고용부는 ‘반쪽 분석’ 지적에 대해 “향후 추가 조사로 취업 후 임금 상승, 일자리 만족도 상승 등의 효과도 확인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원금=생활보조비’ 비판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이 지원금으로 경제적 부담이 완화돼 더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에 나설 수 있는 것”이라며 “연계성이 덜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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