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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삼촌 찬스’ 전남대병원… 고위간부 자식들 ‘품앗이 채용’ 의혹 [이슈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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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0-21 16:46:01 수정 : 2019-10-21 17: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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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비리 징계 이후에도 계속 면접위원으로 방치
전남대병원. 연합뉴스

 

국립대병원 중 하나인 전남대병원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전남대병원 사무국장과 총무과장이 서로의 아들이 병원 직원으로 채용될 당시 면접관으로 참여해 각각 최고점수를 주는 방식 등으로 ‘품앗이 채용’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박용진 “호흡이 맞는 선후배 콤비가 자식 취업비리에 콤비플레이한 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지난해 A사무국장의 아들이 전남대병원에 지원했을 당시 B총무과장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면접 최고점인 98점을 줬고, 이를 바탕으로 A사무국장의 아들은 합격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올해 B총무과장의 아들이 전남대병원에 지원했을 때는 A사무국장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마찬가지로 98점이라는 면접 최고점을 줬고, B총무과장의 아들도 1등으로 합격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A국장과 B과장이 전남대병원에서 같은 소속으로 함께 일한 기간만 5년 2개월이나 되는 직속 상관과 부하관계”라며 “이런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아들 면접관으로 참여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이삼용 전남대병원장에게 따져물었다.

 

박 의원은 “호흡이 맞는 선후배 콤비가 병원 업무 발전에 실력을 발휘하지 않고, 자식 취업비리에 콤비플레이를 한 의혹이 있다”고 질타하면서 “명백히 ‘품앗이 채용비리’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전남대 병원 측, 취업비리 의혹 관련자 징계 이후에도 계속 면접위원으로 방치 논란도

 

박 의원은 “특히 A사무국장이 아들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로 감사를 받고 징계처분을 받은 뒤인 올해 3월부터만 시험관리위원으로 4번, 면접위원 3번, 서류전형위원 2번 참여했다”며 “채용비리 저지른 사람이 계속면접에 참여한 건데 (이삼용 병원장은) 이런 사실이 드러난 전남대병원의 채용이 공정하다고 자신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해 11∼12월 교육부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감사 과정에서 A사무국장의 조카와 아들이 지난해 전남대병원에 채용돼 올해 2월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과 관련, A사무국장이 조카의 서류 면접에 심사위원으로 나서 100점을 부여하고, 아들이 응시한 채용과정에 시험관리위원으로 참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교육부는 부적정 행위와 관련해 중징계 1명, 경징계 12명, 경고 9명 등의 조치를 전남대병원에 요구했다. 병원 측은 일부 직원이 채용 관리 업무에 참여한 것은 맞으나 불법 행위에 이르지는 않았다며 이 중 12명에게 감봉(1명)·경고(11명) 조치를 했다.

 

이를 두고 지난 15일 전남대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서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직권을 남용하면 형사 처벌될 수도 있는데 교육부는 공공기관 채용 비리 감사에서 경징계를 요구하고 끝냈다. 이러니 대한민국 청년들이 분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삼용 전남대병원 병원장이 15일 광주 북구 전남대 대학본부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박용진 의원의 채용 비리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도 “전문지식이 있어서 월등히 나은 사람이라면 모를까, 아들과 조카를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 취직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병원장이 관리에 대한 책임은 물론, 사후보고를 받았으면서 아무런 조치나 점검을 하지 않았다면 병원장도 빨리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부에서도 확실하게 조사하고 결론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삼용 병원장은 “해당 관리자가 (담당 업무상) 마지막 결재에만 참여한 것으로 보고받고 경고 조치했다. 정규직 전환이나, 필기시험 문제에 구성원이 접근할 수 있는지 등은 확인해보겠다”고 답변했다.

 

A사무국장은 채용된 아들 여자친구와 관련해 학창 시절에 친하게 지내다가 헤어졌으며 합격한 것을 나중에 알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전남대병원 노조는 이튿날(16일) “국립대병원 중 가장 많은 채용 비리가 드러났지만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비리를 저지른 당사자는 솜방망이 처벌만 받고 재직 중이다”면서 “사무국장의 아들, 조카, 아들의 전 여자친구까지 불투명하고 석연치 않은 과정을 거쳐 채용됐다”며 A사무국장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병원 차원의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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