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DNA) 검사 기술 발전에 힘입어 발굴된 6·25 전사자 유해 중 136번째 신원 확인이 이뤄졌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11년 5월6일 강원도 평창군 면온리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이 김홍조 하사(현 일병 해당)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김 하사는 국군 제7사단 8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김 하사는 1951년 2∼3월쯤 벌어진 유엔군 2차 반격작전 기간, 강원 평창 면온리 일대의 속사리-하진부리 부근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하사는 19세에 결혼, 슬하에 네 자녀를 둔 상태에서 참전했다. 유해발굴감식단과 유족에 따르면, 김 하사는 입대를 앞두고 어머니에게 “제대하고 꼭 호강시켜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입대했지만, 결국 유해가 돼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배우자인 고 정종인씨는 남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사진을 본뜬 초상화를 액자로 만들어 방에 걸어 놓고 매일같이 김 하사가 돌아오기를 기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확인은 2000년 4월 유해발굴을 위한 첫 삽을 뜬 후 136번째이며, 2013년 이후 새롭게 도입된 유전자 검사법을 적용한 두 번째 사례이다. 유전자 감식단은 “고인의 딸인 김씨가 등록했던 DNA와 고인 DNA를 비교해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친 후 귀환행사를 갖고 유해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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