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19 혁명, 부마민주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혁명까지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오전 경남 창원 경남대 대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지금 국민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좋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닌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특히 권력을 남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검찰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통해 많은 국민은 자신의 목소리를 갖게 됐다”며 “각자의 목소리를 분출하며 민주주의는 더 다양해지고, 자신의 목소리가 중요한 만큼 다른 이들의 목소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는 완성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실천하는 가운데 확장되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의 민주주의가 양보하고 나누며 상생하고 통합하는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로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부마민주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뒤 열린 첫 기념식이다. 문 대통령은 “부마민주항쟁은 우리 역사상 가장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이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부·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성지로, 3·15 의거로 4·19 혁명 도화선이 된 곳이자 6월 항쟁 열기가 주춤해졌을 때 항쟁 불꽃을 되살려 승리로 이끈 곳”이라며 부마민주항쟁 사망자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부는 부마민주항쟁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보상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폭력 가해자의 책임 소재 규명도 약속하며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법무부 김오수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을 면담할 예정이다. 정부와 여권이 검찰개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이들을 만난 자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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