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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북·미 비핵화 협상 앞두고 '용어 해석' 논란

입력 : 2019-09-26 19:27:15 수정 : 2019-09-26 22: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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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의미 모호한데… 북핵 담판전 ‘성급한 낙관론’만 키워 / 靑, 기존 ‘개선’ 단어서 진일보 평가 / 폼페이오, 2018년 유엔 연설서도 언급 / 유엔 총회후 북·미 실무협상 전망 속 / 비핵화 협상 실질적 진전·성과 시급 / 낮은 단계 ‘미니딜’ 가능성도 제기

지난 23일(현지시간)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북·미 관계 지향과 관련해 ‘근본적 태도 변화’(transform·트랜스폼)’라는 용어에 합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히면서 그 의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26일 외교가에서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표현들의 의미가 모호해 북·미의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기대감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비핵화에 ‘새로운 방법(new method)’을 적용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던 중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에도 사용됐던 ‘트랜스폼’

 

청와대의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를 언급하며 사용한 트랜스폼이라는 단어가 ‘개선(improve)’이라는 단어보다 진일보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를 근거로 북·미, 남북 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북·미 관계와 관련해 트랜스폼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9월27일 북한 관련 유엔 연설에서 “‘완전하고 최종적이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를 충실히 이행한다면 북한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라며 “이는 ‘북·미 관계에 긍정적인 전환(positive transformation)’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미국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생각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지난 1월31일 스탠퍼드대학 연설에서도 “북·미 관계의 근본적 전환(fundamental transformation)”이라는 용어가 사용됐다. 하지만 이는 모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혹은 이에 대한 로드맵을 전제한 발언이다.

 

북한이 외무성 김정근 북미국장의 명의로 환영의 뜻을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방법 역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임된 존 볼턴 백악관 전 안보보좌관의 ‘일괄 타결’ 해법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 말을 썼다.

◆앞서가는 ‘낙관론’…“협상 실질 집중해야”

 

유엔총회가 30일 종료되면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비건 대표가 이끄는 북·미 실무협상이 수일 내에 개시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북·미 실무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11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모두 국정원발로 제기됐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는 인도·태평양전략과 신남방정책의 연계를 주장하는 미국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남·북·미 정상이 11월 부산에 집결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이다.

文대통령 마중나온 주한 美대사 미국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제74차 유엔총회 참석차 3박5일간 방미 일정을 소화했고, 바로 청와대로 이동해 그간의 국정 현안을 보고받고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연합뉴스

하지만 11월 한·아세안 회의가 북한의 비핵화 성과를 보여주고, 목표대로 연내 북·미 정상이 만나려면 비핵화 협상이 약 2개월 만에 진전돼야 한다. 북·미 간 비핵화 원칙을 합의한 지난해 싱가포르 합의 외에 실질적 협상 성과는 전무한 상태다. 결렬된 하노이 회담 전에도 실무협상은 1∼2개월 만에 이뤄졌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연내 시간을 정해두면서 완전한 비핵화로의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낮은 단계의 ‘미니딜’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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