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영국 스코틀랜드 퍼스셔의 글렌이글스 호텔 골프장 PGA 센터너리 코스(파72·6434야드)에서 열린 미국와 유럽의 여자골프 대항전 솔하임컵 마지막날 싱글 매치 플레이 18번홀(파5). 전날까지 열린 포볼·포섬 매치에서 유럽과 미국은 8-8로 팽팽하게 맞섰고 이날도 13.5-13.5로 동점을 이룰 정도로 경기는 접전을 이어갔다. 17번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수잔 페테르센(38·노르웨이)과 마리나 알렉스(29·미국)는 우승컵의 향배가 달린 마지막 버디 퍼트를 남겨 놓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이 대회를 끝으로 필드를 떠나는 페테르센에게 큰 은퇴 선물을 안겼다. 알렉스의 3m 버디 퍼트는 빗나간 반면, 페테르센은 짜릿한 2m 버디 퍼트를 떨구고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페테르센의 극적인 버디로 유럽팀은 미국팀을 14.5-13.5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유럽이 솔하임컵에서 우승한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1990년 창설된 솔하임컵은 격년제로 미국과 유럽에서 번갈아 열리며 선수 12명씩 출전해 사흘 동안 승부를 겨룬다.
페테르센은 경기 뒤 “완벽한 마무리다. 나의 프로 선수 인생을 이보다 더 좋게 끝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페테르센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메이저 2승을 포함 통산 15승을 거뒀고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도 7승을 올리며 한때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아들을 낳은 뒤 부상까지 겹치며 올해 2개 대회에만 출전했고 모두 컷 탈락했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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